"아버님 마지막 가시는 길에 쓴 중환자실 비용이 이렇게 큰 부담으로 남을 지 몰랐네요…."
“떠나시는 길, 1000만원쯤은 남겨주시고 가셔야죠….”
아침부터 TV를 장식하는 한 노인보험 광고 문구들이다.
기자만 삐딱하게 들은 것인가. 어째 광고 문구들이 돈 없으면 치료도 받지 말고, 돈 없이 죽지도 말란 소리로 들린다.
눈부신 의·과학 발전은 고도의 생명유지 기술을 제공한다. 덕분에 고령에 병을 얻어도 삶을 꽤 긴 시간 연장시킬 수 있다. 그런데 ‘돈’이 든다. 어르신들은 돈이 없어 죽을 때까지 비참하다고 말한다. 자식들은 어차피 죽을텐데 큰 돈 들이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말한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회생불가능한 고령 환자에 대한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 판결은 많은 쟁점을 야기했다.
그런데 보통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보면 ‘돈’문제가 가장 크다. 환자든, 그 가족이든, 의사든 생명과 관련한 판단이 필요할 때 경제적 논리를 연계시켜선 안 된다는 건 ‘내 문제가 아닐 때’ 하는 말이란다.
경제가 흔들리고 당장 먹고 살 길이 막막한데 웬 생명 수호 이야기냐고?
생명이 없으면 돈이 필요없기 때문이다. 돈으로 생명을 살 수는 없기 때문이다. ‘내일’이면 늦기 때문이다. 머리로는 아는 윤리가 왜 일상생활에서는 ‘삐딱선’을 타는 것인가.
어수선한 세밑을 보내며 몇몇 국회의원들이 토론회를 마련했었다.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단’에 대한 올바른 의식과 기준을 세우고자 연 자리였다. 이들은 앞으로도 경제논리 등에 연연하지 않고 인간의 존엄성이 올바로 실현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만드는 데 힘쓰겠다고 한다. 신자 뿐 아니라 비신자 의원도 나서서 더욱 관심가는 모습이었다.
올해, 이들의 행보가 ‘신속’하되 ‘졸속’으로 귀결되진 않길 바란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무엇인가 하도록 시간을 충분히 주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될 일이다. 게다가 절호의 기회가 왔다. 새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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