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기억해 주십니까?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돌보아 주십니까?” (시편 8, 5)
내 인생을 관통하는 하나의 화두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하느님의 자비’다. 하느님은 과연 인간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기억해 주시는 것일까. 또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돌보아 주시는 것일까.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면 하느님은 참으로 보잘 것 없는 나를 기억해 주시고, 돌보아 주셨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1980년 당시, 서품을 앞두고 많은 고민이 있었다. 과연 내가 주님의 길을 따라 갈 수 있을까. 주님 안에서 진정한 행복을 만끽할 수 있을까. 평생 동안 하느님의 종으로 살 수 있을까.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내 짐을 하느님께 그냥 맡겨드리기로 했다. 젊은 청춘의 호기로 “하느님 믿고 한번 살아보는 거지 뭐”했다. 그리고 하느님의 자비에 내 인생을 걸기로 했다.
그래서 선택한 사목모토가 성무일도서에 나오는 시편 말씀 “인간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기억해 주십니까?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돌보아 주십니까?”이다. 돌이켜보면 어려울 때 마다 늘 당신께서 나와 함께 계셨다. 내가 아무리 못났을 때도 하느님은 늘 나와 함께였다. 문제는 내가 당신을 떠나 있었다는 것이다.
현재 나 자신은 의혹 없이 담대하게 당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것일까. 끊임없는 은총과 보살핌 속에서도 여전히 나는 흔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지금도 나는 죄인임을 고백하며 하느님의 자비를 청한다. 하느님은 이러한 나의 청을 지금까지 한 번도 외면하지 않으셨다.
하느님은 지금도 우리를 기억해 주시고, 돌보아 주신다. 고통받는 영혼이 있다면 특히 더 정성을 기울이신다. 나는 그것을 안다. 그래서 나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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