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교회의 사회복지 활동이 꾸준한 성장과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가 최근 펴낸 ‘2008 한국천주교사회복지편람’에 따르면 2008년 현재 한국 교회가 운영하고 있는 사회복지시설은 모두 985곳으로 1000개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수치는 10년 전인 1999년의 524개소에 비하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가톨릭교회의 사회복지 활동이 날로 활발해져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특별히 교회 안팎으로 가장 취약한 계층이라 할 수 있는 아동·청소년 분야의 사회복지시설이 전체 기관의 28.0%(255곳)를 차지하는 등 교회의 주된 나눔 영역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것으로 보여 가정 붕괴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오늘날 의미있는 모습으로 다가온다.
아울러 교회 사회복지시설 가운데 신고시설의 비중이 1999년의 241곳 49.5%에서 2008년에는 725곳 87.3%로 월등히 높아진데 비해 미신고 기관은 10.0%로 감소한 것으로 드러나 그간 달라진 사회복지 환경을 짐작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지표의 이면에는 그림자도 적지 않다. 전체 가톨릭 사회복지시설 가운데 43.2%가 서울과 경기지역(수원, 인천, 의정부)에 위치해 있고, 무려 전체 시설의 64.6%가 6개 광역시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나 복지시설의 대도시 편중 현상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교회 복지시설의 재정 가운데 자체 부담과 민간후원금은 각각 26.8%와 12.2%에 그친 데 비해 61%를 보조금(정부, 교구?본당, 외국원조)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조금의 경우 정부를 제외한 교구나 본당의 지원은 전체 기관재정의 평균 2.5% 정도의 아주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복지 서비스와 재정의 편중 현상은 사회복지 활동의 전문성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지속적이고 활발한 사회복지 활동을 위해서는 예산 등 물적 지원을 비롯해 나눔을 고르게 확산시켜 나갈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복지 활동의 중추라 할 수 있는 종사자와 봉사자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체계화 등 인적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복지편람은 나눔의 대열에 선 한국 교회와 신자들의 현재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라 할 수 있다. 편람 간행을 우리의 현재를 되돌아보고 나눔의 자세를 가다듬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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