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이 오랫동안 감쌌던 장막을 벗고 새 단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2002년 9월 보수 공사를 시작한지 6년 3개월만이다. 스테인드글라스 등 후속 보수 공사도 이르면 2~3월경에 끝날 것이라고 한다. 한국교회 전체 신자와 함께 기쁨의 박수를 보낸다. 아울러 축성 111년 만에 맞는 큰 경사에 명동본당 측에도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
명동성당은 서울대교구 주교좌 본당이라는 형식적 틀로 이야기하기에는 그 무게가 참으로 크다. 우선 명동본당은 한국 천주교회 최초 본당이다. 그래서 전국 모든 성당의 모(母)본당이 된다. 실제로 명동성당은 ‘한국교회 신앙의 중심점’이라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동안 한국교회 전체 신앙인들의 상징적인 중심 역할을 해왔다.
종탑 45m, 길이 69m, 너비 28m의 건축물, 명동성당은 한국사회 안에서도 한국 천주교를 대표하는 상징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한국 천주교회가 곧 명동성당이었고, 명동성당이 곧 한국천주교회였다. 고통 받고 소외된 이들을 끌어안는 어머니였고, 가치관의 혼란을 느끼고 방황하는 한국사회를 준엄하게 꾸짖는 아버지였다.
교회가 세상에 생명, 환경, 정의, 평화, 가정, 보편을 외치는 단상이기도 했다. 특히 민주화 운동을 위해 흘린 땀은 한국사회가 지금도 감사의 정으로 간직하고 있다. 사적 제258호로 제정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문화적, 역사적 가치도 크다. 명동성당 보수공사의 기쁨이 단순히 명동본당 신자들에게만 한정되지 않는 이유다.
그만큼 이번 명동성당 보수공사는 단순히 한 건물을 뜯어 고치는 의미에 머무르지 않는다. 명동성당의 거듭남은 명동성당 한 곳에만 한정되어선 안된다. 명동본당은 이번 보수공사를 통해 명동 신앙 공동체의 일치를 확인했다고 한다. 신앙 선조들의 뜻을 본받는 계기로 승화시키기 위한 노력도 함께 기울였다고 한다.
튼튼해진 명동성당처럼 한국교회 신앙도 튼튼해지길 기대해 본다. 아울러 한국교회내 모든 신앙 공동체도 새롭게 설 수 있길 바란다. 명동본당의 어머니 역할을 기대해 본다.
새롭게 태어난 모습을 보기 위해 앞으로 많은 이들이 명동성당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명동성당이 누구나 찾아가서 안식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 명동성당은 언제 봐도 편안하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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