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 활
감당할 수 없는
죄의 그늘,
길 찾는 속죄의 촛불로
다시 밝혀야 하지 않느냐고
나에게 묻던, 나에게
세월은 가장 큰 지혜인 양
연기처럼 스러져
문밖 저만치
저만치로
그렇게 더 짙은 세월은
씻지 못한, 짓눌린 시간은
되돌아올 줄
이미 알고 있었을까
우물 깊은 마음 속
밑바닥에서 길어올린 한 됫박
묵은 응어리들
이리도 훨훨 거두어 주시네
되돌아오신 당신을
부끄럽게 한 뼘
또 한 뼘 알겠네, 이제
당신의 저 환한 깃 사이로
따습게
맨발처럼 파고든다.
마음눈 - 충주성심맹아원에서
손어림으로
소릿결따라
마음으로 그리며
눈으로도 보지 못하는
생각으로는 알지 못하는
투명한 물빛을 느낀다지
까끌까끌한 소리, 뾰족한 소리
긴 한숨처럼 나지막이 맡아
저 깊고 너른 우물 속 물그림자
하늘 닮은 두레박 되어
온 누리를 온 마음으로
그 무엇도 그득히 품을 수 있다지
햇살 담는
하이얀 제비꽃 아기 손바닥,
가장 맑고 고운 눈을
간직한
가장 소중한, 당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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