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미술은 이 땅에 가톨릭이 처음 전파된 때부터 자생적으로 생겨나, 본격적인 사도직 활동으로 이어지는 고무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특별히 신자 미술인들이 만든 최초의 사도직 단체인 ‘서울가톨릭미술가회’가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으며 한국 교회미술의 전망을 새롭게 되돌아보게 한다.
1954년 바티칸에서 열린 성미술전을 계기로 신자 미술인들은 개개인의 역량을 본격적으로 드려냈고, 이러한 역량은 1970년 가톨릭 미술가회 창립으로 열매맺었다. 1990년대 들어서는 각종 세계종교미술전을 통해 한국 교회미술의 지평을 넓혀왔다.
나아가 1995년 세계 미술인의 해에는 ‘가톨릭 미술상’ 제정을 제청했고, ‘한국가톨릭미술가협회’도 발족하는 쾌거도 이뤘다. 이렇게 한국 교회미술 발전과 성장의 여정에는 수많은 신자 미술인들의 노력이 자리하고 있다.
최근 서울미술가회가 창립 40주년을 맞아 마련한 전시회의 주제는 ‘영원의 모습’이었다. 이름만으로도 눈에 띄는 원로 작가들 뿐 아니라 새로운 도전으로 눈길을 끄는 청년 작가들의 작품을 한데 선보이는 의미깊은 자리였다.
그러나 하나의 평신도 사도직 단체가 창립 4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 교회의 관심은 그리 높지 않다. 창립 40주년이 자칫 미술인들만의, 늘 관심이 있던 이들의 축하의 자리로 전락할까 우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특히 가톨릭 미술인들은 그동안 젊은 예술인들이 교회 안에서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책의 필요성을 수없이 강조해왔다.
하지만 현실에선, 미술을 통한 사도직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야 할 젊은 작가들에게 교회미술은 신자로서 짊어져야 할 또 하나의 짐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만큼 미술인 개개인의 역량으로 교회미술을 끌어온 부분이 많았다는 지적이다.
교회미술의 발전을 위해서는 작가 개개인의 역량 강화가 가장 우선돼야 한다. 그러나 그들이 생명력을 펼치기 위해서, 또 유지하기 위해선 교회 전체의 관심이 필요하다.
단 한 명의 예술인을 통해 지도에서조차 찾아보기 어려운 국가가 세계적인 문화 강대국으로 부상하는 사례는 심심찮게 찾을 수 있다. 문화의 세기, 신앙의 토착화를 뒷받침하는 한국 교회미술 전체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젊은 미술인들을 향한 관심과 지원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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