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주일은 ‘가톨릭신문’ 기자들에게 가장 바쁜 주였다.
임시 프레스센터가 마련된 명동성당을 숨 가쁘게 오가며 ‘기자’로서 조문객의 표정을 전했고, ‘신자’로서 마음으로 슬퍼했다.
존경하는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을 가까이에서 접한 것은 개인적으로 축복이다. 내가 김수환 추기경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난 것은 ‘가톨릭신문 80주년 기념행사’였다. 연로한 몸으로 행사장을 찾은 김추기경은 예전 가톨릭신문 사장으로 몸담았던 시절을 회고했다.
“밥 먹는 시간도 아까웠을 때가 가톨릭신문 재직 시절이었어요. 구독료가 밀려 직접 교구랑 본당을 찾아다녔어요. 사장이랑 기자, 영업사원으로 1인 3역을 했어요.”
천진한 웃음으로 과거를 회상하는 김 추기경의 축사 덕분에 당시 모두가 한바탕 웃었던 기억이 난다.
안타깝게도 그 이후로 다른 동기 기자들과는 달리 내게 추기경을 만날 기회는 닿지 않았다.
그리고 2월 16일, 선종 소식이 전해지고 나서야 추기경을 뵐 수 있었던 것이다.
당시 축사를 들으며 한바탕 웃었던 기억이 새로워 지난 기사를 꺼내본다. 웃음의 기억 뒤에 김 추기경은 교회의 첫째가는 임무가 ‘복음 선교’이며 가톨릭신문이 아시아 복음화를 위한 진리의 등불로 성장해 나가길 기원한다고 했다.
아쉽게도 선종 후에야 기자는 축사의 내용을 곱씹는다. 진리의 등불로 성장하라는 그 말씀을 어떻게 지켜나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이제야 골몰한다.
추도 미사까지 마친 지금, 우리 각자에게는 이렇듯 숙제가 하나씩 놓여진다. 숙제는 시대의 별이 떠나갔음을 슬퍼하기보다 남기고간 말씀을 어떻게 지켜내느냐에 관한 것이다.
슬프고도 혼란스러운 일주일이 지났다. 그 가운데 맞이한 것은 예수의 고통을 생각하는 ‘사순’이다. 시대의 별을 가슴 속에 띄우며 이번 사순이 더 새롭게 다가오는 것은 비단 기자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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