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라파엘호는 돛도 없고 키도 없이 성난 바다 가운데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 배와 우리가 얼마나 흔들렸는 지는 상상에 맡겨 드립니다. 벌써 배에는 물이 가득 찼습니다…』(조선 3대교구장 페레올 주교가 나바위에서 바랑 신부에게 보낸 편지중 제주도에 표착하기 직전 상황의 한 구절)
라파엘호.
154년전 조선교구 3대 교구장 페레올 주교, 5대 교구장이 될 다블뤼 신부 그리고 우리의 첫 사제 성 김대건 신부, 평신도 현석문 등 그야말로 한국교회의 운명을 걸머지고 죽음의 항해를 했던 그 배가 복원됐다. 제주교구가 제주 선교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추진해오던 라파엘호 복원이 마무리돼 8월 12일 김대건 신부님께서 표착했던 제주도 용수리 앞바다에 다시 떴다. 라파엘호의 복원은 단순한 고대 한선의 복원이 아니다. 한국교회 방주의 복원이자 또하나의 신앙의 유산을 되찾은 것이다.더욱이 순교 보혈을 최고의 유산으로 간직하고 있는 우리에게는 새로운 세기를 시작하면서 새로운 교회상 재건을 요구하는 명령이다.
김대건 신부님은 조국 복음화의 열정만으로 라파엘호를 타고 격랑의 바다를 건넜다. 돛이 찢어지고 키도 없이 성난 파도 속에서도 고국에서 목자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을 양들에 대한 애틋한 사랑만으로 죽음을 넘어 바다를 건넜다. 대희년을 목전에 둔 우리교회에도 수많은 위험과 도전이 도사리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성인의 모범을 따라 세상을 향해 당당하게 항해해야 한다. 희년이 희년이 되기 위해서는 교회가 가야할 길을 가고 교회가 해야할 일들을 해야한다. 미소한 이들의 힘이 되고 정의를 위해 순교를 각오해야 한다. 페레올 주교는 당신의 편지에서 라파엘호에 타고 있던 선원들 중에는 신앙의 증거자도 있고, 순교자들의 아버지, 아들, 형제들도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우리도 신앙의 증거자가 되고 나의 형제들을 순교자의 형제로 만들어야 한다. 죽음을 각오한 신앙의 길을 어떻게 갈 것인가는 이미 김대건 신부님께서 보여 주셨다. 김대건 신부님을 따라 새로운 라파엘호를 타야 할때이다. 본사와 제주교구는 새로운 세상을 향해 새로운 각오를 다진다는 의미에서 복원된 라파엘호를 타고 김대건 신부님이 오셨던 길을 따르는 해상성지순례를 준비하고 있다. 김대건 신부님을 따르는 해상성지순례에 맣은 이들의 동참을 기다리며 여건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한국교회의 새출발을 기원하며 기도와 성금으로도 후성원을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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