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남북 이산 가족들은 50년이 넘는 이별의 아픔을 가슴에 품고 남북한에 헤어져 있던 피붙이들과 상봉을 한다. 지난 85년 남북간의 고향방문단이 서로 만나 부둥켜안고 울부짖던 당시의 모습을 우리는 모두 마치 어제일인 듯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 감격의 상봉이 재연될 날이 며칠 남지 않았다.
남북한 이산 가족들은 또 다시 상봉의 현장에서 그 숱한 날들을 그리움으로 꼬박 새웠을 가족들을 서로 안고 감격과 회한의 눈물을 흘릴 것이다. 분단의 비극은 다른 어느 누구보다 바로 이들 이산 가족들에게 가장 큰 고통이었다.
그리고 우리 한민족들 중 이산 가족이 아닌 사람이 누구였겠는가. 부모 형제 친척들을 지척에 두고도 못만나는 그 고통이야 어찌 말로 다할 수 있겠는가. 그 맺힌 한이 이번 기회를 통해 어느 정도 풀릴 것이라고 우리는 기대한다. 이번 상봉에서는 물론 전체 이산 가족들의 수를 생각해볼 때 터무니 없이 적은 수의 가족들만이 재회의 혜택을 누리게 된다.
이산가족들의 아픔에 비해 남북한이 합의한 이산가족 상봉의 규모가 지나치게 소규모인데 대해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느끼고 재회 규모 확대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의견이 많다.
물론 정부측에서도 이에 대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기는 한다. 하지만 이산 가족들의 고통은 당사자들이 아니더라도 능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그 아픔의 크기를 생각해볼 때 이번 기회가 아니더라도 조속한 시일 안에 될 수 있는대로 많은 이산 가족들이 꿈에도 그리는 가족들을 만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남북 교류와 협력은 이제 본격화되고 있다. 이산 가족 상봉을 필두로 점점 더 많은 인적, 물적 교류가 이뤄질 것으로 생각된다. 얼마 전에는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강우일 주교를 공식 초청하겠다는 북한의 조선카톨릭교협회측의 의사 표시가 있기도 했다.
그동안 비공식적으로 이뤄지던 방북, 대북 지원 등이 이제는 공식성을 띠고 보다 활발하게 이뤄질 것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앞에는 여전히 수많은 과제가 놓여있다.
그 중에서도 오랜 세월 동안 서로 떨어져 살면서 쌓여진 이질감과 가치관의 차이는 수십년을 두고 서로 이해하고 보듬어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우리는 한 핏줄을 나눈 형제임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서로 떨어져 살던 50여년의 세월이 어찌 반만년을 함께 해온 유구한 민족의 역사를 능가할 것인가. 그런 믿음으로 우리는 형제애를 바탕으로 남과 북이 통일을 향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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