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어린이미사에 참례해 보면, 학년초보다 주인을 기다리는 빈 의자가 점점 더 늘어남을 볼 수 있다. 중고등부 행사 때도 성인 신자수에 비하여 참여 학생수가 너무나 적다. 그런데 성당에 자녀를 보내지 않는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아이들이 시간이 없다고 한다. 알고보니 토요일 오후나 주일에도 과외는 계속되고 있었다. 그래도 일년 중 딱 하루 성당이 건장한 학생들로 보기좋게 채워질 때가 있다. 이름하여 「수험생을 위한 미사」. 아이러니다.
미사시간도 아낄 만큼 열심히 공부하였다면 그 출중한 실력으로 답을 쓰면 될 것이지. 그날은 어떻게 성당에 온단 말인가?
공부는 본인의 의지와 집중력이 중요하다. 성당에서 보낼 시간을 유념하여 수업 중에 더 집중할 수도 있고 시간 관리능력을 배가하여 효과를 높일 수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신자 가정의 자녀교육의 관(觀)이 문제다. 우리가 사는 한 이 사회의 이상한 교육제도를 따를 수밖에 없겠으나, 「학교성적표」 관리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느님 나라 성적표」 관리일 것이다.
학업 때문에 믿음을 잠시 접어두는 식의 신앙생활을 한 학생은 어른이 되어서도 숱한 삶의 굴곡 속에 그러한 타성은 나타날 것이다. 신앙은 생활의 악세사리가 아니라 삶의 본질이어야한다. 모든 세례받은 부모들은 하느님의 자녀가 세상 것에 매이지 않고 하느님께 매이며, 하느님 사랑 담은 따뜻한 가슴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신앙인다운 자녀교육을 하기에 힘을 다해야 할 것이다.
참고로 개신교회에서는 학생들 수가 줄어드는 일이 적다고 한다. 우리 아랫집 장로님의 자녀들은 주일을 교회에서 살아도 학과성적도 우수하고 피아노 연주도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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