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인천교구 사제단이 대우자동차 실업가정 학자금 지원에 나섰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정리해고로 실직한 노동자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함께 나누려는 공감대 속에 사제들이 먼저 박봉의 사제 활동비를 내놓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번 인천교구 사제단의 실직자 가정돕기는 지난 1월 광주대교구 사제단이 결식아동돕기에 적극 나서기로 한 결정에 이어진, 사제들의 적극적 나눔 실천 모습이라는 점에서 더욱 느껴지는 바가 새롭다.
광주대교구 사제단과 더불어 인천교구 사제단이 소외되고 어려운 이들과의 나눔을 위해 선봉에 서는 모습은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하고자 하는 사제들의 마음이 살아있음을 확인케 해주는 표징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인천교구 사제단의 이번 결정은 이미 본당별로 개인별로 학자금 지원에 동참하는 교구민이 속속 늘어날 만큼 교구내외에 신선한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ㄷ본당에서는 구역별로 성금을 모아 교구측에 전달해 왔고 익명의 개인들이 보내는 성금들도 접수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편교회와 한국교회가 사순시기를 기해 「가난한 이들을 위한 나눔 운동에 나서줄 것」을 당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눔을 통한 교구민 일치를 가져오는 긍정적인 동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인천교구 사제단이 생활비의 10분의 1을 모아 지원금을 보태는 모습은 큰 목돈을 한꺼번에 주는 것 보다 생활 속의 작은 돈을 함께 모아 나누어 주는, 교회만이 보여줄 수 있는 사랑의 기적이라는 면에서 흐뭇함을 더하고 있다.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는 「사랑으로 가진 바를 나누자」는 2001년 사순시기 나눔실천 표어를 내놓고 『대희년의 정신을 다음 천년으로 이어서 모든 신자들이 참된 그리스도인으로써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새천년의 첫 사순절이 마무리 되어가는 시점에서 사제들의 나눔은 가난한 이들에 대한 사랑 실천 의미를 전 신자들에게 새롭게 일깨워 주고 있다.
그 사랑 실천은 곧 하느님을 전하고 그들에게 하느님의 희망과 평화를 전해주는 일이 아니던가. 「열술이면 한사람분의 먹을 양식이 된다」는 뜻의 「십시일반(十匙一飯)의 의미가 사제들의 나눔 모습에 힘입어 전 교구 전 교회 차원으로 번져가기를 기대해 본다.
부활을 기다리며 사제들의 나눔 모습을 계기로 다시한번 『주님이신 예수님께서 빈곤과 결핍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들과 함께 계시며 형제적인 사랑과 나눔을 호소하고 계신다』는 내용을 마음에 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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