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 민주정치를 확립한 솔론은 "가장 행복한 사람은 부강한 나라의 국민" 이라고 했다. 개인의 재력과 권력을 행복의 척도로 여기는 사람들에겐 다소 낯설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다음 얘기를 듣고 나면 "나라의 중요성" 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될 것이다.
리디아의 왕 크로이소스는 아테네의 정치가이자 시인인 솔론을 초청해 부와 권력을 마음껏 과시한 뒤, 자신의 이름을 기대하며 "누가 가장 행복한 사람이냐" 고 물었다. 솔론은 "아테네의 헬레스" 라고 답하고 이렇게 말했다.
"그는 첫째 부강한 나라인 아테네의 시민이었고, 둘째 훌륭한 자손들이 헬레스보다 앞서 죽지 않았으며, 셋째 명예롭게 전사했기 때문입니다" 즉, "부강한 나라, 안정된 가정, 명예로운 죽음" 이 행복의 조건이라는 것이다.
이에 크로이소스는 "두번째는 누가 행복하냐" 고 묻자, 솔론은 이번에도 아테네의 한 형제의 이름을 들었다. 그 형제는 헬라신전에서 신관으로 일하는 어머니의 마차가 사고가 나자 마차를 끌어서 어머니를 신전에 모셔다 드렸고, 어머니의 간곡한 기도 덕분에 신전에서 명예롭게 죽었던 것이다.
화가 난 크로이소스는 "그럼 나는 세번째 행복한 사람이냐" 고 물었고, 솔론은 "70년 한평생, 잘살 수도 있고 못살 수도 있는 일, 행복의 평가는 죽기 전에 내릴 수 없다" 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크로이소스는 솔론의 말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다 페르시아와의 전쟁에 패해 장작더미 위에 매달려 불에 타죽을 운명에 처하게 된 크로이소스는 그제서야 솔론의 말을 깨닫고 솔론의 이름을 세 번 소리쳐 불렀다. 그러자 이상하게 여긴 페르시아 왕이 이유를 물었고, 그 덕에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이것은 "페르시아 전쟁사" 에 나오는 유명한 일화로, 지금도 그리스인들은 "부강한 나라" 를 행복의 첫째 조건으로 삼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IMF시대를 맞은 우리는 어떤가. 나라를 위해 무엇을 했고, 무엇을 할 것인지 깊이 생각해볼 일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하느님이 함께 하는 진정으로 부강한 나라를 위해 기도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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