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아는 사람집에 암환자가 없는 집이 없을 정도로 암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일단 암으로 진단되면 죽음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많고 환자에게 비극적 사실을 알릴 수 없다는 이유로 환자는 중요한 결정에서 소외되고 환자 가족내에서의 역할이나 사회적 기능이 무시되기 쉽다.
이런 현상은 병이 진행되어 고통스러운 증상이 많아질수록 심해지고 경우에 따라서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성마저도 잊혀지는 수가 생기게 된다.
치유될 수 없는 환자가 가진 고통스러운 증상의 해결에 익숙하지 않은 의사들 경우에는 말기 암환자를 담당하는 일이 무척 괴롭고 힘든 일이 될 수도 있는 실정이고, 필자 경우도 거기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런데 만약 예수님이 말기 암환자가 되어 필자가 일하는 병원에 입원하신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정말 상상조차도 하기 어려운 일이다. 대신 영향력이 큰 정치 지도자가 말기 암환자가 되어 입원한다는 가정은 조금 현실성이 더 있겠다.
병원에서는 최대한 예의를 갖추어 모시려고 노력할 것이고 병원 최고 경영자들께서 방문을 하실 것이다. 곧이어 매스컴에서 보도를 시작할 것이고 환자 영향력 정도에 따라서는 취재 기자들이 병원에 상주할 가능성도 있다.
주치의는 매스컴 인터뷰 요청에 시달릴 것이고 퇴근도 못하고 수시로 환자 병실에 드나들면서 환자 상태를 살피게 될 것이다.
놀라운 일은 예수님께서는 이미 자신을 가장 낮추시고 우리곁에 오시어 우리 주변의 흔히 있는 말기 암환자와 함께 신음하고 계심을 우리가 잊고 있는 것이다.
그분은 우리가 찾아가 야윈 손을 따뜻하게 잡고 위로해 드리기를 기다리고 계신다. 왜냐하면 '너희가 병들고 헐벗은 형제들에게 해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 (마태 25, 40)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 고통속에서도 기다려 주시는 의사라는 직업은 특별한 은총을 부여받은 직업인 것이 분명하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