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 가로막고 있다. 바로 예수님과 가장 사랑하시는 친구 나자로의 사이를 이 돌이 가로막고 있다. 예수님은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주님과 나자로 사이를 가로 막은 돌을 치우라 명하신다. 돌은 치워졌고 더 이상 주님과 나자로를 막는 장애물은 존재하지 않았다. 돌이 치워지고 나자로에겐 구원이 선포되었다. 그 돌이 이번에는 우리와 주님의 사이를 가로막았다. 모든 것을 다 내어주신 주님을 십자가에 못박으라 소리치며 우리는 스스로 주님과의 사이를 돌로 막아 버렸다. 암흑에 갇힌 것은 무덤속에 주님이 아니라 주님과 단절된 바로 우리였다. 그러나 이번에도 주님께서는 돌을 치워 주셨고 그분의 부활을 통해 나자로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에게 구원의 문이 활짝 열렸다.
그렇다면 구원의 문을 열어주신 주님의 탄생 2000년을 준비하는 대희년을 맞으며 교회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돌을 치우는 일일 것이다. 우리와 개신교 사이에 놓인 돌을 치우고 부자와 가난한 나라 사이를 막은 돌을 치우고 인종들 사이의 차별이라는 돌을 치우는 것에서 대희년의 정신은 시작되고 완성되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한국 교회에 아니 우리 민족에게는 치워져야 할 돌이 또 하나 있다. 바로 민족의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분단이라는 돌이다. 이 돌이 존재하는한 우리 민족에게 대희년은 오히려 주님께 대한 부끄러움일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다행이 비료가 적십자를 통해서 북으로 간단다. 뒤늦은 감은 있지만 파종기에 쓸 수 있도록 한다니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분단의 큰 돌을 한번에 굴려 내기에는 그 돌이 너무 오랫동안 박혀 있었기에 버겁기도 하지만 주님께서 나자로의 고통을 함께하는 마음이 커 돌을 치우셨던 것처럼 우리가 마음을 열고 진정으로 함께 고통을 나눌 마음을 가질 때 분단의 돌은 흔들리기 시작할 것이고 마침내 돌이 치워질 날이 올 것이다.
좬돌을 치워라좭 그동안 우리 민족을 갈라 놓아던 이념이라는 돌도 치우고 상처뿐인 휴전선이라는 철조망의 돌도 치우고 서로 가졌던 오해의 돌도 치워 우리 민족안에 대희년의 정신을 실현시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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