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선생님 자신을 위하세요. 그것이 곧 다른 사람을 위하는 거예요"
처음엔 약간 뜨악하게 들리던 어느 여류(女流) 작가의 충고가 요즘 들어 그렇게 실감이 날 수가 없다. 사실 '자기 자신을 위한다'는 말은 아무래도 '이기(利己)'라는 냄새가 풍기는 것 같아 썩 내키지도 않았지만, 그보다는 못된 타성 때문에 그동안 나는 '자신을 위하는 일'에 소홀히 해온 편이었다.
그 여류가 지칭한 좥자신을 위하는 일좦이란 다름이 아니다. 담배를 끊고, 술도 과도하게 마시지 말고, 가급적이면 커피 대신 녹차를 마시고, 육식보다 채식의 비중을 높이고, 수영과 같은 운동도 좀 하고….
그러니까 건강 강좌의 단골메뉴랄 수 있는 시시콜콜한 내용들이었는데, 한마디로 제발 몹쓸 병에 걸려 남을 귀찮게 하지 말고,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데 좀더 신경을 쓰라는 고마운 충언인 셈이었다.
그러나 매사 그렇듯 그런 일이 어디 말처럼 쉽게 되어지는 일이던가? 결국 뿌린 대로 거두게 마련이어서 좥자신을 위하지 않았던좦 나는 변을 당해 쓰러졌고, 전혀 뜻하지 않게 남에게 많은 괴로움을 끼치게 되었었다. 회복이 되기까지, 나로 인해 겪었을 많은 분들의 시간적, 정신적, 물질적 부담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나는 죄송스러움에 몸둘 바를 찾지 못한다. 그러고 보니, 이기적(利己的)인 삶이란 곧 남에게 걱정을 끼치며 사는 삶과 동의이구(同意異句)쯤 되는구나 하는 생각을 새삼 갖게 된 것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좋은 삶이란 결국 남에게 평화를 줄 수 있는 삶이어야 할 것이다 . 그러기 위해선 먼저 남에게 피해를 주거나 걱정을 끼치지 않도록 자신부터 평화로운 존재가 되도록 힘써야 하는게 순서가 아니겠는가? 요즈음, 내가 드리는 평화에의 간구(懇求)는 그래서 조금은 각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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