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의 밑거름이 된 순국선열들
나라를 잃으면 모든 민족구성원은 노예상태로 떨어진다. 이집트 탈출 직전의 이스라엘 백성들이 받았던 수난보다 더 참혹하게 우리민족은 일제의 잔혹한 총 검 통치에 시달렸다. 나라가 위기에 서자 민족의 선각자와 애국민중들은 정의와 평화를 위해 그리고 동포와 나라를 구하기 위해 분연히 떨쳐 일어나 한목숨을 아낌없이 내놓았다.
민영환, 최익현, 주시경, 안중근, 이재명, 장인환, 유관순, 이봉창, 박렬, 남자현. 정정화. 윤봉길. 이윤재, 선생 등등 수많은 애국열사들은 거룩한 투쟁과 죽음으로 우리말과 우리글을 지켰고, 민족의식과 민족정기를 보존했으며, 독립의지와 자주능력을 증거하였다.
실례로 3ㆍ1운동과 윤봉길 의사의 상해 의거(1932)등 순국선열들의 희생으로 세계는 한국인의 처참한 노예상태와 독립열망을 알게 되었다. 이처럼 수많은 순국선열들의 거룩한 희생으로 국내외에서 민족의 정통성과 자주성을 지켰고 민족사를 단절없이 연속시킴으로써 광복의 밑거름이 되었던 것이다.
일제에 의해 살해된 수많은 동포들
한일합방 전에 일본 깡패에 의해 명성황후가 시해되고, 선비들과 의로운 민중들이 훈련도 무기도 변변치 않은 상태에서 위급한 나라의 정당방위에 나섰을 때 일제는 전국에서 수많은 의병민중들을 목매어 죽이거나 총살시켰다.
항거에 나서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했는데도 살신성인의 희생이 끊임없이 이어져서 실로 엄청난 수의 동포들이 의롭게 죽어갔다. 일제 40년간 우리동포들은 거리에서, 국경에서, 마을에서, 만주에서, 일본에서 맞아죽고, 칼에 찔려죽고, 총탄에 죽고, 고문에 죽어야 했다. 축소 은폐된 일제 발표자료에 의하더라도 3ㆍ1운동 당시 작두로 목자르기를 비롯하여 8,000여 명이 학살되였고, 1만6천여 명이 중상을 입었으며, 약 5만3천 명이 구금되어 고문당하고 불구가 되었다.
조사도 재판도 없이 한국인들은 파리 목숨처럼 도처에서 죽어갔다. 1923년 관동대지진의 재양을 한국인에게 뒤집어 씌워 거리에서 재일 한국인들을 닥치는 대로 5000명을 학살시켰고, 1931년 중국 만보산 사건때 한ㆍ 중인민들을 이간시켜 많은 한국인들이 살해되었으며, 일제 731부대의 생체실험실에서 수많은 생명들이 실험용으로 죽어갔다.
1944년에 20여만 명의 젊은 여성들이 「여자 정신대」로 끌려가 대부분이 처참하게 죽어갔다. 최근에 서울의 「예술의 전당」과 전국에서 앙코르 공연된 감동적인 악극 「눈물적은 두만강」은 독립운동하던 우리동포들의 실화를 극화한 것으로서 독립운동가와 그 가족들이 어떻게 고통당하며 파멸되어 갔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일제 40년간 파리처럼 죽어간 동포들의 엄청난 숫자를 누가 정확히 헤아리겠는가? 억울하게 피맺혀 돌아가신 불쌍한 동포들의 영혼들을 누가 기억해 주고, 그들의 영혼들의 안식을 돕겠는가?
불쌍한 영혼들에 대한 교회 사명
개신교와 달리 성교회는 불쌍한 영혼들과 영적통공의 보화를 나누는 애덕 공동체의 진리를 실천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날로 강성해지는 세속주의. 즉물주의. 뉴에이지(New Ages)운동, 개신교화의 그릇된 교회일치운동 등의 영향으로 죽은 영혼들에 대한 관심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불쌍한 영혼을 기억하는 기도가 개정된 성무일도에서도 아주 적은 부분만 남아 있다.
5천년 통일 민족사에 1, 200여 차례의 외침을 겪으면서 우리동포들은 참으로 많은 죽임을 당했다. 지금 교회는 3ㆍ1절과 6ㆍ25와 광복절의 미사에서 조차 불쌍한 동포들의 영혼을 기억하지 않는 것 같다. 광복절 미사중 「매일 미사」책의 신자들의 기도문에는 원폭피해자들에 대한 기도는 바치고 있지만 일제의 총검정치하에 억울하게 죽어간 불쌍한 동포들의 영혼에 대한 기도는 발견되지 않는다.
당시 형언하기 어려운 극악한 범죄를 저질렀던 일제가 세계의 암흑화를 꿈꾸며 세계대전을 도발했을 때 원폭은 불가피한 천벌로 악의 창궐을 저지시켰는데, 그때 받은 일본인 피해자들보다 40년간 처참하게 죽어간 불쌍한 동포들의 영혼들을 우리가 먼저 기억하고 기도해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아직도 교회 안에 매국노의 후손들이 판치고 있기 때문일까? 광복절과 6.25 등 당일에는 물론이고, 매일미사와 저녁기도에서 수많은 동포들이 억울하게 죽어간 것을 기억해야 할것이다.
광복절에는 성모승천 대축일의 큰 은혜를 통해 억울한 죽임을 당한 수많은 불쌍한 동포들의 영혼들이 주님 품안에 드시도록 미사 중에 정성을 모아 기도해야 한다. 성 아우구스티누스가 지적한 대로 연옥정화의 강도와 그 기간에 대해 경솔하게 축소하거나 과도하게 확대해선 안된다.
1917년 파티마에서 성모님이 발현하셨을 때, 소박한 시골에서 살던 루치아 소녀가 죽은 자기의 친구와 친척언니의 영혼상태에 대해 여쭈었을 때, 성모님은 『그는 아주 오랫동안 연옥에 있게 될 것이다』라고 답변하셨다. 그토록 어리고 순박하게 살다가 죽었을 것으로 여겨지는소녀들인데도!
일제치하에서 처참하게 돌아가신 순국선열들과 억울한 죽임을 당했던 동포들의 영혼들이 얼마나 많은지는 정확한 숫자 파악조차 힘든 상황이다. 교회의 지속적인 도움을 통해 그들이 조속히 승천했을 때, 천국에서 바치는 그들의 전구로 국난극복이 앞당겨질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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