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육의 이념은 크게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세계에 열린교육, 인류에의 봉사, 자유로운 인간 육성 및 교육설비의 탁월성이 그것이다.
수년 전부터 우리나라에도 세계화, 열린교육에 대한 바람이 불어왔었다. 그리고 그 바람은 아직도 계속 불고 있으나 어디에서 어디로 행로를 잡을 것인지는 명확하지가 않다. 마파람인지 하늬바람인지 미풍인지 삭풍인지 아무도 결론내릴 수 없는 처지에 있는 것이다. 이론을 제공했던 관료와 행정가 및 연구자들은 이미 그 자리를 떠났거나 옮겼을 터이고, 책임은 순전히 부모와 학생 몫으로만 남아 있다. 교실벽을 헐어 열어놓았으나 「세계에 열린」, 그야말로 민족과 신분과 연령 및 성별을 초월하여 제공되어 변화하는 세계에 열린 인간으로서의 교육은 규제와 통제로 설 땅을 잃어 새로운 「열린교육의 틀」이라는 닫힌 교육이 되고 말아 그 실패가 회자되고 있지 않은가? 그래도 여기까지는 참을만하다.
「봉사」란 근본적으로 그리스도의 모범에서 비롯된다. 섬김을 받으러 오시지 않고 봉사하러 오신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봉사는 싹이 터야 한다. 그리하여 「학생이 모범적이며 사도적 생활의 실천으로 인간사회의 누룩과 같이 되도록」 이웃을 위한 봉사를 하도록 해야 할 진대, 「봉사점수」를 제도화한 그 순간부터 빛이 바래 버렸다. 시작하지 않음만 못하다.
가톨릭 교육기관의 탁월성은 여러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함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새롭게 눈을 뜰 시기가 도래해 있다. 문화의 세기라는 21세기를 목전에 두고 청소년들이 인간답게 살기위한 그 덕목은 기성세대가 만족했던 그 이상의 것이어야 한다. 그에 따라 교육비는 단순한 한 개인의 가계와 가정에서만 책임질 수 없게 되었다. 교회 전체가 관심과 사랑으로 분담해야 하리라 본다. 교회 재정의 일정비율을 제도적 교육기관과 본당의 청소년 교육에 적절히 배분한다면, 훌륭한 교육 시설과 설비 및 문화공간 속에서 청소년들은 행복하고 인간다운 삶을 지향하는 가톨릭 교육을 향유할 수 있을 것이다. 함께 생각하고 함께 참여해야 하리라. 이러한 시원한 빗줄기를 우리 교회가 내리게 한다면 사회적으로도 한국 교육계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음은 말할 것 없다.
지금까지 수고해주신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홍보과장 이현우씨께 감사드립니다. 이번주부터는 인천대건고등학교 안중한 교장 수사님께서 집필해주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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