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교육계에 「새학교 문화 창조」라는 낯선 구호가 소개되었고, 이제 그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채 학교가 해야하는 일이 곧 새로운 「학교 문화 창조」인 것처럼 자리매김 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학교문화를 논한 연구실적은 거의 없고 오직 기업문화를 모델로 하여 학교문화를 모색해 본 학위논문 한편이 제출되어 있는 국내 실정임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사실상 교육부 당국자는 새학교 문화 창조란 좥교원, 학생, 학부모 등 학교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이제까지 그들의 생각과 행동을 지배하여 학교교육을 왜곡시켜 온 입시위주, 교사 중심의 수업관행을 개선하여 이를 가능케 하는 생각과 말과 행동이 학교 안팎에서 일상화되도록 노력하는 운동좦이라 정의하고 있다.
이는 대단히 시의에 맞고 옳은 방향설정이다. 그러나 이런 운동을 하여 어떤 결과를 문화로 형성시킬지는 미지수이다. 왜냐하면 학교문화란 「학교라는 조직체의 성원들에 의해 의심없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며, 학교의 고유한 특성을 나타내는 가치, 신념, 목표가 학교 조직 구성원들에게 작용되는 상징행위의 복합체」이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먼저 말하면 문화는 공동체가 가지는 가치관과 사회 경제적 생활여건 및 지역적 특성으로 형성된 귀납적인 결과이지 창조물이 아니라는 얘기이다. 이렇다면 1999년에 2002년의 대입체제를 대비하여 교육구조를 조정하는 작업은 엄밀한 의미에서 학교문화를 창조하는 작업이 될 수 없고, 교육과정 개편과 구조조정을 이루어 실시한 후 학교문화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검토해볼 일이다.
사목헌장은 문화를 광의로 「인간이 정신과 육체를 연마하고 발전시키는데 이용하는 모든 사물을 말한다」(53조)고 정의하고 있다. 이는 문화를 「삶의 방식」이라 소박하게 정의한 사람과 그 뜻이 일치한다. 삶을 영위하는 방식의 선택은 개인과 공동체와 사회의 몫이다. 아울러 동일한 삶의 방식 안에 사는 개인과 공동체와 사회는 같은 문화를 누린다 말할 수도 있다. 그러기에 문화는 지역적이며 공동체적이며 합목적적이다. 획일화와 규정과 제도와 규제로 문화를 창조할 수는 없고 더욱이 하나의 운동으로 태동되는 것이 절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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