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는 인류가 지키고 간직해야 할 세계 문화유산으로 399건을 지정하였다. 우리 나라의 경주 석굴암, 해인사 팔만 대장경 장경판전 및 서울의 종묘가 이미 포함되어 있고 그외 많은 것들이 후속으로 지정될 것이라 한다.
차제에 이 시대의 우리가 과연 무엇을 유산으로 이 땅에 살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는지 곱씹지 않을 수 없다. 전통과 생활 관습을 구시대적 발상으로 치부하여 다락이나 박물관으로 내몰았던 개발시대의 논리는 오늘의 젊은 세대 앞에서 기성세대들을 더욱 주눅들게하여 자기가 쏜 화살을 자기가 맞는 꼴이 되게 하고 있다.
인문과학과 사회과학을 도외시하여 과학이란 단순히 자연학에 국한하는 듯 사람들을 다그쳐 인문학이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것임을 못 깨우친 오늘의 많은 젊은이들이 유산으로 받고 싶은 것은 과연 무엇일까 되짚어 보아야 한다.
한 시인이 주도하여 율려문화(律呂文化) 장려운동을 펼친다고 들었다. 율려란 서양음악의 오음계에 비길 우리 음악의 법칙이라고 한다. 우리 음악을 담으려면 우리의 음악적 그릇이 필요할 터이다. 기술 정보화 사회에서 요구되는 인간관은 지식체계가 완벽한 기능인일진대 인간이 그 기능만으로 행복할 수는 없다. 행복은 감성지수의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언젠가 고등학생이자 첼리스트인 장한나 양이 자기는 플라톤 등을 즐겨 읽는다고 방송에 출연하여 말하는 것을 들었다. 자기의 연주에 내면적 힘을 준다는 말을 곁들이면서 말이다. 여름휴가를 가족과 함께 문화유산을 찾거나 독서로 보낼 때 우리는 좀더 인간다워질 것이다. 산이 높음은 계곡이 깊다는 말과 같은 뜻임을 알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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