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과 날카로움을 모두 잃어버린 이승엽의 스윙』
48호 이후 한동안 홈런을 치지 못한 한 선수를 두고 매스컴에서 하는 말이다. 이러한 부진의 원인을 전문가들은 이렇게 진단했다.
첫째로 주위의 기대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으로 정신적 피로가 누적되었다. 둘째로 본인의 장타에 대한 욕심으로 체중이 앞으로 쏠리고 스윙 폭도 커지는 등 타격 폼이 무너졌다. 셋째로 기록의 희생양이 되지 않으려는 상대투수들의 집중적인 견제가 있었다.
그 외에도 여러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러한 정신적 강박감은 부진을 장기화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마음을 비우고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충고한다. 요즘 주위의 사람들로부터 축하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왜냐하면 동생이 지난 7월 7일 잠실 체조 경기장에서 사제로 서품되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나도 어려운데 둘씩이나 사제가 되었냐」는 것이 주된 축하의 말이다. 서품식 때나 첫미사 때도 감격스러웠지만 축하식 때 동생 신부가 신자들에게 "봉사하는 자세로 열심히 살겠다"고 말할 때 코 끝이 찡해 옴을 느낀다.
「나도 과거에 저런 때가 있었는데」하며 지금까지의 사제생활을 떠올려 본다. 『미사 전에 일찍 오세요』, 『미사 후에 도망치듯 나가지 마세요』,『주일에는 차를 가져오지 마세요』 등등 기숙사 사감(?)같은 무서운 모습으로 변해 있는 자신을 보게 된다. 스스로 자신과의 싸움에서 지쳐버린 모습이다. 주위의 기대에 대한 부담감, 좀더 성스러운 전례를 하고 싶은 욕심, 그러나 따라 주지 않는 주위의 상황이 점점 더 사제생활을 무기력하게 한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다. 신앙인이니까 뭔가 달라야 한다는 부담감, 빨리 신앙적으로 성숙하고 싶은 욕심, 그러나 그것을 방해 하는 주위의 여건 등이 신앙생활을 무기력하게 한다. 진정한 스타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48호 홈런에서 멈춘 그 선수가 하루 빨리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했다는 표시인 49호 홈런을 쳐주길 바란다. 동시에 무기력한 신앙생활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비우고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게 되길 기대한다.
지금까지 집필해주신 인천대건고등학교 안중한 교장 수사님께 감사드립니다. 이번 호부터는 서울대교구 주엽동본당 보좌 우대근 신부님께서 수고해주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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