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매년 9월을 순교자 성월로 정하여 순교자들을 공경하고 그분들이 가졌던 하느님께 대한 뜨거운 사랑을 기리고 있다. 순교자란 목숨을 바쳐서 참 종교를 증거함으로써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낸 사람들이다.
우리 신앙의 선조들은 자신들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것을 바쳐 하느님을 사랑했다. 늘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살아야 했던 그들도 인간인데 왜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그리워하지 않았겠는가? 그러나 그들은 단순히 목숨이 붙어있는 그런 삶이 아니라, 영원히 사는 길을 가기 위해 천국을 향하는 가시밭길을 택했던 것이다.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나 자기를 버리고 매일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 라고 말씀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야말로 하느님께 순명하고 우리 인간을 구원하시려고 돌아가신 순교자의 원형이시다. 그래서 우리 신앙의 선조들은 그러한 주님을 닮으려고 자신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거부하지 않았고 기쁘게 받아들였다.
우리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하느님의 은총과 축복만을 빌며 무사안일한 생활을 꿈꾸기 쉽다. 그러나 이 세상에서 악의 유혹에 빠지지 않고 복음의 메시지에 따라 살아가려면 갖가지 어려움에 부딪치고 유혹에 빠질 수 있다. 그럴 때마다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고통을 생각하며 구원의 길을 용감하게 걸어가신 순교자들을 생각한다면 우리의 신앙생활이 무사안일하기만을 바랄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리스도를 따르는 신앙은 우리를 이 세상의 죄악과 불행을 면제해 주는 것이 아니라 고통과 어려움을 당함으로써 이 세상의 죄악과 불행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칼보다 강하고 피보다 진한 순교 성인들의 신앙을 이어받은 우리는 너무 편하고 쉽게, 그리고 대충 살아가고 있지는 않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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