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성탄절에도 열린 음악회를 했다. 대희년이 시작되는 성탄이기에 좥희망과 「찬미의 음 악회」로 이름 붙여진 이 음악회는 인천 부평1동 성당에서 개최되었다. 뜨거운 열기 속에 성당을 채운 가족단위의 많은 관람객들은 성탄의 기쁨을 한껏 나누며 함께 노래하고 환호했다. 이렇게 분위기가 한창 무르익었을 때쯤 우리가 시도하는 깜짝 프로그램 이 있다. 그것은 관람객 중에서 원하는 사람이 나와 자신이 즐기는 노래를 사연과 함께 발표 하는 시간이다.
사회자의 안내 멘트가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한 형제님이 뛰어나왔다. 사전에 짜여진 각 본이 아니기에 나를 비롯한 연구소 가족들은 바로 이순간 어떤 사연과 노래가 나올까하는 기대와 함께 작은 긴장이 감도는 순간이다. 대희년의 문을 여는 성탄의 첫 음악회에 등장한 이 형제는 어떤 노래와 사연을 나누기 위해 뛰어나왔을까?
아내와 함께 찾아온 그는 서울 개봉동 성당 교우라고 했다. 음악회가 열린 부평1동 성당은 사실 개봉동 신자가 찾아오기 쉬운 곳이 아니다?우리 음악회에는 이런 모습으로 잠시 침묵과 궁금함의 시선으로 바뀌며 그 형제는 자신의 사연을 소개했다.
작년 IMF 막바지 속에 그에게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수많은 갈등과 좌절 속에 그 에게 다시 용기를 주고 희망을 주고 믿음을 잃지 않게 했던 노래를 만났다고 했다.
나누기 힘든 아픔과 번민 속에 그는 이 노래를 얼마나 수없이 홀로 불러야 했을까. 『주여, 오늘 나의 길에서 험한 산이 옮겨지기를 기도하지 않아요. 다만 저에게 고갯길 올라갈 힘을 주소서… 』. 감춘 채 흘려야 했을 눈물들, 그러나 그의 절규하듯 부르는 노래 속에 그의 기도는 이미 수많 은 사람들에게 감동으로 전해지고 있었다.
잠시 핑돌았던 눈물은 그 개봉동의 산타가 전해준 희망의 선물이었다. 새해에는 더 많은 눈물이 결코 좌절로 멈추지 않고 사랑과 희망의 웃음으로 바뀔 수 있도록 더 힘차게 노래하며 나아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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