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TV를 통해 5년째 네팔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하고 있는 어느 외과의사의 이야기를 보았다. 제대와 함께 네팔로 건너간 이 의사의 삶은 한마디로 초인간적인 사랑과 헌신 그대로였다.
차마 그림으로 보기조차 끔찍한 각종 피부병과 화상, 그리고 수많은 골절, 외상환자와 악성종양 환자들을 하루에 열 건 이상 수술하며 잠시도 쉬지 못하는 모습하며, 몇날 며칠을 걸어 병원에 찾아온 환자들을 더 이상 기다리게 할 수 없어 이들을 치료하느라 때로는 자정이 넘어서야 병원문을 나선다는 40대 초반의 이 의사의 얘기를 보면서 나는 결국 하염없이 눈물을 쏟을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너무나도 가난한 네팔 환자들에 대한 연민 때문이기도 했었지만 그보다는 이들을 위해 자신을 송두리째 내어주는 주인공 의사의 숭고한 삶에 대한 감동의 눈물이었다. 명색이 의사로서 나는 과연 지금까지 무엇을 하고 산 것인가에 대한 회한의 눈물이었다고 하는게 옳다.
이 TV 프로그램은 반세기전 6.25 동란의 비참했던 우리 모습을 다시 떠올리게 했고, 그 어렵던 시절 우리에게 먹을 것과 입을 것을 보내준 우방 여러나라 사람들, 그리고 무엇보다 곳곳에 병원을 지어 우리를 무료로 치료해 준 외국 선교의사들의 고마운 모습을 다시 한 번 생각나게 하는 또다른 의미를 지닌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제는 우리가 가난하고 병든 이웃나라들을 위해 나서야 할 때다. 그리고 이 일은 다른 누구보다 우리 교회가 앞장서야 한다. 가난한 외국인들을 위한 전교회적 한국가톨릭구제회 같은 것을 만들어 운영해야 하고 교회 병원들은 좀더 본격적인 해외 의료봉사단을 조직해서 뜻있는 의사들을 파견하고 지원하는 일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이 일에 필요한 돈과 물자를 모으는 것은 우리 신자들의 몫이지만 이런 일을 계획하고 조직하는 것은 역시 교회 지도자나 병원 운영자들의 몫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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