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맞아 친정에 내려간 나에게 어머니는 『오늘도 성로당 가니?』하고 물었다. 『엄마! 성로당이 아니고 「성당」이야』하고 목소리를 높여가며 성당을 강조했다. 3개월 교리과정 중 몸져 누운 어머니는 신부님의 배려로 「스텔라」라는 새이름으로 세례를 받았다.
기도문은 외울 줄 몰라도 교리내용이 무슨 뜻인지 몰라도 성호경은 무엇인지 알아야 하겠다며 커다란 종이에 사람모양을 그려달라고 하면서 이마, 가슴, 양어깨에 순서대로 번호를 적어 주모경과 함께 벽에 붙여놓고 성호긋는 연습을 하던 어머니.
세례받던 날, 반쯤 몸을 일으켜 신부님의 물음에 큰소리로 똑똑히 대답하면서 기뻐하던 어머니의 모습이 하얀 미사포와 어우러져 한층 더 맑고 깨끗하게 빛나보였다.
가난한 종가집 맏며느리가 되어 고달픈 시집살이에 등이 휘고 열달 뱃속에 자식을 품어 사랑의 회초리로 6남매를 고이길러낸 어머니. 어느새 어머니는 몸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늙어버리셨다.
힘없이 쭈글쭈글해진 어머니의 작은 손에 향나무 묵주를 꼭 쥐어 드리며 이제야 주님을 찾은 스텔라, 저희 어머니를 위해 기도드린다. 영원히 꺼지지 않는 빛나는 별이 되어 주님을 찬미하며 감사하는 삶을 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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