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연인들끼리는 다음과 같이 물어보기를 잘 한다고 한다. 만일 이 세상에 다시 태어난다면 그때도 나를 사랑할거야? 이런 질문에는 당연히 그럼! 이라고 대답해야 그 사랑이 확인되는 듯 보인다. 그러기에 한때 이 세상 다시 태어나도 당신만을 사랑하리라라는 노래에 많은 주부들이 위로를 받았으며, 이로 인하여 남편들은 열심히 그 노래를 연습했다고 한다.
또 사제의 길(?)
신부(神父)들도 마찬가지다. 신부님께서는 만일 다시 태어나신다면 무엇이 되겠어요? 이럴 때 이 세상에 다시 태어나도 사제의 길을 또다시 걷겠다고 대답해야 사제직에 만족하고 열심히 사는 것같이 보인다.
만일 이런 질문에 이 세상에 다시 태어나는 것이 어디 있어요? 우리는 죽은 다음 하느님 나라에 들어 갈텐데라고 대답한다면 그야말로 썰렁해진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예수님께서 부활한 다음에는 장가가는 일도, 시집가는 일도 없이 하늘에 있는 천사들처럼 된다(마태 22, 30)고 말씀하신 것이다.
신자들도 환생 믿어
많은 이들이 이 세상에서 이루지 못한 일들에 대해 한을 품고 있다. 그러기에 만일 다시 삶이 주어진다면 새롭게 해보고 싶은 것이 많을 것이다. 현재의 삶에 대해 만족을 느끼지 못하기에 더욱 그러하리라고 본다. 우리 주변을 보면 실제로 많은 이들이 환생을 믿고 있다.
1997년도 한국갤럽조사에 의하면 우리 나라 전인구의 약 25% 정도가 환생을 믿는다고 한다. 우려되는 것은 그리스도인들 중에서도 환생을 믿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환생(還生)이란 고대 인도의 윤회사상(輪廻思想)에 의거하여 개인의 영혼이 이 세상에 다시 태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다시 태어나는 것은 이 세상에서의 업(業)이 있기 때문이며 이 업을 없애야만 윤회의 굴레로부터 벗어나 해탈을 얻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이 이 세상에서 해탈의 경지에 이르지 못했을 때 계속 다시 태어나야만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 지상에서 살아온 삶의 결과에 따라 다음 생에서 제각기 다른 존재로 태어난다며 현세의 삶에 대한 개인의 책임의식을 강조하고 있다.
뉴에이지운동의 환생
그런데 요즈음 널리 확산되고 있는 뉴 에이지 운동에서도 환생을 주장하고 있다. 이들이 말하는 환생은 힌두교나 불교에서의 본래 의미와는 상당히 다르기에 특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그들은 반복적으로 계속 태어남으로써 인간은 진화되어 우주의 궁극적 실재와 합일되는 완전성에 도달한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았느냐에 관계없이 생을 거듭하면 할수록 성숙의 단계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자신이 행한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게 되므로 뉴 에이지 운동을 특별히 경계해야 하는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뉴 에이지 운동에서 주장하는 환생은 현대인들에게 매력을 줄 수도 있다. 이 지상에서 적당히 살아도 다음 생에서는 더 정화된 존재로 태어난다고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경우 인간의 고귀한 존엄성이 심각하게 위협을 받게 된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죽은 다음에 예수님과 같이 부활하리라는 희망과 믿음을 지니고 있다. 부활은 단순히 숨이 끊어졌다가 다시 살아나는 소생이나 죽은 몸이 다른 몸으로 이 지상에 다시 태어난다는 환생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부활이란 다시는 죽는 일이 없으며 시간과 공간의 제한을 받지 않는 초월적 생명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감으로써 실현된다. 바로 이 믿음이 우리를 지탱해주는 힘이다.
나의 삶에 대해 책임져야
우리에게 있어서 분명한 것은 자신의 삶에 대해 언젠가 하느님 앞에서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며, 이 현세의 삶은 단 한 번 주어진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하느님 뜻대로 사는 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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