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서민계급 또는 약자는 누구일까?
시내버스를 탈 때 혹시 동전이 준비되지 않아 천원 짜리 지폐를 넣을 경우 거스름돈을 받게 되는데 그게 가관이다.
거스름돈이 떨어져 나오는 장소가 버스 바닥으로부터 15~20㎝ 정도 높이에 있다. 그걸 집어들기위해 쭈그려 앉다시피 해야 되는데 뒤따라 타는 승객에게 좇기랴 거칠게 출발하는 버스의 요동에 저항하랴 잠시 혼쭐이 나고 만다.
아무 이유없이 배려받지 못하는 상황에 묵묵히 순종하고 고분고분 음직이는 이들이 바로 이 시대의 서민이요 약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버스에서의 이런 광경들에 화가 나는 사람이다. 그리고 화가 나면서도 거기에 대들지 못하고 또 그걸 타지 않을 수도 없다. 그러니 약자일 밖에.
서민이어도 좋고 약자여도 좋다. 다만 그들은 불편해야만 되는가?
문화인, 선진국, 해외여행, 먹고 마시고 놀고…. 어렵다 어렵다 하면서도 우리 나라 사람들이 사는 외양은 대략 이런 것들에 친숙해 있다.
자신들의 능력껏 무엇을 소비하고 무엇을 지향하든지 자본주의 사회의 자유민주시민의 이름으로 다 괜찮다.
다만, 그 사회 총체 문화랄까 정서랄까 공공가치의 표출이 바로 그 사회가 유지하고 있는 틀, 시스템으로 표현된다고 볼 때, 심히 부끄럽고 자괴감마저 들게 하는 장치들이 대한민국 도처를 누비고 다닌다는 현실을 깊이 헤아려 볼일이다.
사람이 이용하는 것, 사람에게 제공되는 것. 대상이 사람이라는 전제를 도대체 염두에 두고 있는 걸까? 잊지 않으면 두고두고 세련된 매너를 유지할 수 있게 해 줄 물음 하나는『사람을 어떻게 대접해야 하는가』이다.
「어떤 사람을」이 아니라 그냥 「사람을」. 지금 이 시간, 버스를 타고있는 모든 이들에게 하느님의 은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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