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2월10일은 세계인권선언 50주년 기념일이다. 1948년 유엔이 인권선언을 한 날로 전세계가 '인권의 날'을 기념한지 50돌을 맞은 것이다.
그리고 오늘 12월6일 대림 제2주일은 한국 천주교회가 인권의 중요성을 상기시키고자 제정한 제17회 인권주일 이다. 세계인권선언 50주년의 해 인권주일을 지내는 한국교회 구성원으로서 우리는 먼저 자기반성의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그것은 70~80년대의 한국가톨릭교회는 한국사회의 민주화 및 인권 운동 영역에서 고유의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는데 비해 1990년대 막바지에 이른 현 시점에서는 퇴행의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느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엄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소리 속에는 "교회의 보수화 내지 탈정치화 (脫政治化) 외에도 자본주의에 굴복한 교회, 대형화, 중산층화된 교회, 세속화의 영향 앞에 속수무책인 교회, 예언자적 사명에 입각한 사회,
정치적 참여 내지는 사회사목적 직무수행은 소홀히 한 채 전례적(典例的)인 일과 단발(單發)에 그치는 캠페인 이외에는 대부분 복지부동(伏地不動)인 교회, 기존 체제 및 질서 안에서 기득권을 누리며 지배 이데올로기와 기복신앙(祈福信仰) 양태만을 재생산하는 교회, 성속이원론(聖俗二元論)적인 양태로 회귀하는 교회는 아닌가" 라는 질문들이 들어있다.
그것은 이제 우리 교회의 인권운동 방향이 어떠해야 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과거 독재정권 시절의 인권운동은 주로 반정부 운동으로서의 민주화, 인권운동이 중심을 이루었다.
그러나 이제는 사회, 정치적 불의에 대한 배격 뿐만 아니라 생활 모든 분야에서 미진한 부분을 인권 기준으로 개혁해 가는 시민적인 생활운동으로 다변화되는 추세에 있고, 교회의 인권운동도 역시 그래야만 한다는 주장에 귀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2천년 대희년을 눈앞에 둔 현시점에서 맞이한 인권주일을 맞아 우리 교회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아야 한다.
교회가 권위를 갖고 지속적으로 해야만 하는 인권옹호 노력이 얼마나 실효성을 보이며 과연 실제로 현장에까지 파급되고 있는가. 또 가톨릭교회가 한국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계속하고 있는 사회복지활동과 사회정의활동이 '인권'이라는 넓은 시각에서 유기적으로 결합되고 있는가.
궁극적으로, 한국 사회와 한국가톨릭교회의 올바른 변화 방향은 무엇이며, 한국가톨릭교회는 그 변화를 이끌 수 있을 것인가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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