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을 눈앞에 두고 흐뭇한 소식이 전해졌다. 서울대교구장 정진석대주교가 꽃동네 현도사회복지대학 장학금으로 일평생 모은 전재산 5억원을 쾌척했다는 보도가 그것이다.
대주교 본인이 가진 모든 것을 내놓으셨다는 것이다. 2천년 대희년 준비 마지막 연도인 '성부의 해' 사순시기 직전에 알려진 이같은 소식은 회개와 보속으로 '가난한 이웃을 실질적으로 도와주어야 한다'는 가르침을 몸소 실천해 보인 모범이 아닐 수 없다.
정대주교는 9일 국내 최초의 사회복지 전문인 양성 대학인 현도사회복지대학 초대 총장 취임식에서 "오래전부터 생각해오다 오늘에야 장학금을 기탁할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꽃동네 설립 이후 가장 실질적인 후원자였으면서도 더 큰 도움을 주지못해 안타까워 했던 정대주교의 마음이 헤아려지는 말이다. 61년 사제서품 이후 40권이 넘는 저작료 등 한푼 두푼 모아져 전해진 정대주교의 뜻은 곧바로 이 대학 전교생 장학금 지급의 날을 앞당기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꽃동네 대학교 정진석 장학재단'(가칭) 설립이 공표됐기 때문이다. 오웅진총장신부는 "이 기금을 기초로 전교생들에게 가장 큰 사랑의 몫으로 장학금을 수여할 생각"이라고 밝힌 것이다. 3월 2일 개교하는 현도사회복지대학은 꽃동네 정신 즉 십시일반의 사랑나눔 정신 구현의 완결편이다. 23년전 단돈 1천3백원으로 시작된 꽃동네는 부랑인 요양원, 정신병요양원과 노인요양원, 심신장애인요양원, 결핵환자와 알콜중독자를 위한 병원과 입양기관, 사랑의 연수원을 운영해오면서 반드시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겸비한 사회복지전문 인재를 절실히 필요로 했던 것이다.
현도사회복지대학의 출범은 '의지할 곳 없고 얻어먹을 수 있는 힘조차 없는 버림받은 이웃' 1만여명을 먹여주고 입혀주고 임종을 도와드린 국내 최대 복지시설 꽃동네의 질적인 변화를 기대하게 한다.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 인류복지를 위한 사랑의 일꾼 양성 대열에 우리 모두 적극 참여하도록 하자.
꽃동네는 현도사회복지대학교 발전기금및 장학기금을 보내줄 사랑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바지 한벌을 18년 간이나 입을 정도로 청빈했던 정대주교의 장학재단 출범 의미를 묵상해보자. 우리 모두 이론과 실천, 사랑으로 무장한 21세기 선진 사회복지전문가 양성에 정성과 기도를 보태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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