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줄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이는 한국사회 안에서 불임부부가 자녀를 입양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다. 이런 배경에서 인공수정은 당연시 되고 있고 그에 편승한 탓인지 오늘날 한국의 인공수정 시술은 거의 세계적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톨릭신자들의 불임에 대한 태도 역시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은 최근 드러난 대구효성가톨릭대 손기철 부제 석사논문 '인공수정에 대한 신자들의 의식조사'결과를 통해 확연히 입증됐다. 60%이상의 응답자들이 교회가 비윤리성을 공식적으로 표명하고 있는 인공수정을 실제 불임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선호한 것은 인공수정에 대한 교회 당국의 교육 미비 현실을 감안하더라도 '신앙따로 생활따로'라는 이기주의적 신앙의 단면을 나타내준 것이라는 생각이다.
신앙인의 생활은 교회 안에서나 하는 것이고 교회 밖에서는 일반적인 세상의 기준을 따라서 사는, 현재 한국교회가 겪고 있는 어려움 중 한 부분이 또 한번 여지없이 펼쳐지지 않았나 싶다. 복음화라는 것을 자신과 가정 그리고 사회 안에서 그리스도인으로 복음을 사는 것이라고 할 때 자녀가 없는 불임부부의 자녀입양은 복음화라는 차원에서 해결될 문제라고 본다. 그렇지 않으면 '내핏줄'을 고집하는 우리나라와 같은 사회 상황안에서 입양은 「모범답안」으로서만 역할이 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2천년 대희년을 앞두고 한국교회가 중요 화두의 하나로 꼽고 있는 '내적으로 성숙된 복음화' 세상의 흐름에는 역행되지만 하느님이 주신 생명의 존귀함을 보존키 위해 노력해 나가는, 즉 그리스도교 가치관에 입각한 생활의 변화가 이루어질 때 한국교회의 2천년대희년 캐치프레이즈 '새날 새삶'운동이 결실을 맺고 이같은 복음화가 이루어질 수 있지 않을까.
윤리적문제는 덮여진 채 불임클리닉이 성행되고 있는 한국의 현실을 고려, 이에 대한 실태를 조사 분석하고 인공수정 문제와 관련한 법적 제도장치 마련에 교회가 구심점 역할을 맡기를 더불어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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