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4일 부활대축일에 거행된 대구대교구 김천지역 공동사제관의 봉헌은 지역공동사목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지니고 있다. 현행 교회법은 '한 본당 사목구 또는 여러 본당 사목구들의 사목이 여러 명의 사제들에게 연대책임으로 맡겨질 수 있다(교회법 517조 1항)'고 규정하고 있다. 이같은 사상은 적어도 사제연대, 본당연대, 기능공동체 활성화와 같은 세가지 이상의 중요한 의미를 띄고 있다.
첫째, 사제공동체는 사제적 사명을 완전히 달성하는데 필요불가결한 가치를 지니고있다는 점이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어떤 사제도 고립되어 개별적으로는 자기의 사명을 충분히 완수할 수 없으며 교회 장상들의 지도 밑에 다른 사제들과 일치협력해야만 한다(사제직무에 관한 교령 7항)'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제적 일치의 특징은 모든 사제들의 공동사명 즉 그리스도의 몸을 건설하는데 공동협력하는 것으로 사제간의 사랑과 우정, 사상과 경험의 교환, 생활과 과업에 관한 정보 등은 사제들의 공동사명을 완성하는 데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결국 사제는 그들의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사제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공동사제관은 큰 의의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둘째, 본당연대를 통한 공동체 인식의 고양이다. 대구대교구 시노드 최종의안에서 밝혔듯이 본당사제들이 지역에 정기적인 신앙 특강과 합동 판공성사 등을 통해 신자들이 여러 사제를 접할 기회를 주고 지역별 평협회장단 모임을 통해 함께 할 수 있는 사업들을 공동으로 추진함으로써 본당간의 연대를 통해 지역적인 공동의식이 고양된다. 또한 본당간의 공동행사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가톨릭교회의 공동체적인 인식을 높이는 기회도 제공함으로써 '친교'라는 교회의 신비를 더 한층 드러낸다.
사제들의 공동생활은 본당신자들과 일반인들에게까지 일치감에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공동사목의 또 하나의 이점은 지역내 기능공동체의 활성화이다. 오늘날 사목이 지역적인 테두리 안에 한정될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사회적 기능과 공동생활, 노동, 여가, 교육 등에 의해서 형성되는 다른 중요한 그룹사회에 대해서 과거보다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시사해주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에는 다양한 직장 다양한 인물들이 한 지역에서 생활하고 있음으로 사목도 다양화 될 수밖에 없는데 한 사제가 한 지역을 맡는 형태만으로는 이들의 영적 목마름을 다 채워 줄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공동사목을 통해 지역 공동관심사에 함께 대처해나가면서 각종 다양한 기능공동체 예를 들어 가족단체, 각종의 공장선교, 맹아와 농아를 위한 사목, 여행자 센터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지역 공동사목은 이런 다양한 사목과 지역내 다양한 기능공동체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칼 라너 신부는 이를 좥환경에 따른 신학적 의미의 공동체 건설좦이라고 불렀다. 이상의 세가지 의미 외에도 공동사목을 통해 주어지는 사목상 이점은 더욱 많을 것이다.
대구대교구는 이번 김천지역 공동사목의 귀추를 보아가며 김천지역과 비슷한 특성을 띄고 있는 다른 지역에도 공동사목을 도입할 계획으로 있다고 한다. 다양하고 급박하게 돌아가는 세상 변화 속에서 이번 공동사목의 성과를 지켜볼 일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