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선진 7개국에 러시아를 포함한 'G8' 정상들은 최근 독일 쾰른에서 모여 다양한 국제 문제들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그 결과의 하나로 아프리카와 아시아, 남미의 극빈국 33개국에 대한 외채 760억불을 탕감하기로 결정했다. 2000년을 앞두고 꾸준하게 제기돼온 극빈국의 도저히 '지불 불가능한' 외채를 탕감해야 한다는 국제적인 압력이 가져온 첫 성과물이다. 물론 이 액수는 선진국이 가난한 나라들에 대해 상환을 요구하고 있는 전체 외채액을 생각하면 충분하다고는 할 수 없다.
G8 정상회담이 열리기 직전인 6월 16일 각 대륙에서 온 16명의 주교들이 '쾰른 선언'을 발표해 "외채 문제는 자선이 아니라 정의의 문제"임을 지적했다. 남에게 꾼 돈을 제때에 갚아주는 것은 '정의'이다. 하지만 꾼 돈을 갚기 위해 굶어죽는다면 그것은 '죄악'이다. 외채 탕감 운동의 가운데에 가톨릭 교회가 서 있다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현재 '주빌레 2000'은 외채 탕감 운동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다. 이 운동은 노예를 해방하고 빚을 탕감해주는 '희년'의 정신을 표방하고 있다.
조금 더 욕심을 부려본다면 이러한 희년의 정신이 국제적인 국가간 외채 문제 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구성원 개개인에게까지 확산될 수 있기를 바란다. 유럽의 일부 가톨릭국가들에서는 자신의 수입 중 일정액을 가난한 이들을 위해 적립하는 운동이 일고 있다. '십시일반(十匙一飯)'의 전통은 우리 고유의 미풍이다. 그것은 곧 맞이할 대희년의 정신과도 똑같다. 대희년을 입으로 외치기보다는 밥 한 술의 나눔이 더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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