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이 불고 때이른 캐롤송이 흘러 넘치는 계절, 12월이다. 교회력으로 새 전례주년이 시작되는 대림절이 시작됐다. 대림시기는 구세주이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 오실 것을 기다리며, 회개와 속죄로 구세주를 맞기 위해 준비하는 시기다.
사람의 아들이 다시 오실 때를 대비하여 우리는 확고하고 나무랄 데 없는 거룩한 생활을 해야 한다. 백화점이 늘어선 쇼핑가에는 벌써 연말연시 분위기를 돋구지만 차가운 거리 한켠에는 노숙자들이 넘쳐난다.
또다시 제2의 경제위기가 들먹여지는 가운데 실업자를 양산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때 우리를 찾아오시는 구세주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는 대체 어떠해야 하는가. '혼자 만족하는 삶 보다는 다른 사람의 고통과 함께 하는 삶을 살기로 선택' 하는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
가진 자는 더욱 살찌고 가난한 자는 더욱 박탈당하여 20의 여유있는 사람과 80의 가난한 사람으로 나누어지는 사회현실을 방관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세계화라는 대세 속에 점점 늘어만 가는 소외받고 고통당하는 이들의 비참한 현실에 눈을 돌려야 한다.
주님께서는 더 이상 갑작스럽게, 예상치 못한 때에 오시지 않는다.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주님께서 이미 현존하신다. 신자들에게는 「오늘」이 바로 구원의 날이다. 그리스도인은 끊임없이 기도하며 언제나 깨어 있어야 한다. 우리 다같이 한번 성찰의 시간을 가져보자.
「이웃 사랑」의 실천 보다는 「믿음」자체에만 열심인 신자는 아니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그런데 사랑한다는 것은 도대체 무엇인가? 사랑 한다는 것, 그것은 자신을 벗어난다는 것이다. 사랑은 자신의 출구이다. 세계적인 빈민구호공동체 「엠마우스」의 창시자이자 프랑스인들이 꼽는 금세기 최고의 휴머니스트 피에르신부의 가르침을 들어보자.
『인류의 근본적인 나눔은 「믿는 자」와 「안 믿는 자」사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족하는 자와 다른 사람과 교류하는 자 사이에, 다른 사람들의 고통 앞에서 등을 돌리는 자와, 그 고통을 나누겠다고 받아들이는 자 사이에 있다』는 말씀을 새겨들어야 한다.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시는 나라를 향하여 순례의 길을 가고 있는 교회는 주님의 재림을 고대하며 대림시기를 지낸다. 이 시기에 우리는 주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여 주시기를 깨어 기다리며 기도하고 준비해야 한다.
우리의 신앙생활을 가다듬고 그리스도의 말씀에 따라 충실히 살아가는 신앙인의 모습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내 마음의 마굿간에서 탄생하시는 구세주께서 말씀하신다. 『받는 즐거움보다 주는 즐거움이 더욱 크다』 새로운 세기의 우리의 선택은 분명 이웃사랑의 형제애에 기초한 나눔의 실천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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