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연중 제33주일은 새 천년기에 맞이하는 첫 번째 평신도주일이다. 교회력으로 한해를 마무리 짓는 그리스도왕 대축일 전(前) 주일에 지내는 평신도주일은 모든 평신도들이 그리스도의 사도로 불리워 졌음을 서로가 일깨우면서 그 사명과 책무를 다하기로 다짐하는 날이다. 「참된 그리스도인의 증인으로 살아갑시다」는 바로 오늘 제33회 평신도 주일 강론제목이다. 이 강론을 발표한 한국평협은 지난 달 10월 26일부터 29일까지 열린 「대희년 평신도대회」에서의 「새천년 한국 평신도의 반성과 다짐」을 통해 그동안 가정과 이웃과 일터에서 그리스도의 증인 으로 살지 못했음을 반성하면서, 새 복음화의 열정으로 그리스도를 선포 하고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을 살기로 뜻을 모았다.
그리스도의 증인으로 살아가자는 말은 복음화를 실현하자는 뜻이다. 복음화는 신앙의 진리를 입으로 전달하기에 앞서, 그리스도처럼 사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복음화는 말로 설득하지 않더라도 진실한 생활을 보여주는 데서 시작하는 것이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자신들이 그리스도의 삶에 바탕을 둔 신앙인의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 주어야 하고, 이를 느끼게 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복음을 통해 변화된 우리의 삶을 보여 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 아닌 남의 복음화는 자기의 복음화를 전제로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 사람 그 누구도 복음화에서 제외시키지 않으셨고, 모든 사람들이 복음정신으로 살기를 원 하셨다. 그러기에 우리는 세상 모든 사람을 복음화해야 할 사명을 안고 있다. 우리의 관심은 온 인류의 복음화이다. 이를 위해서는 모두 복음을 살아야 한다. 자기복음화부터 먼저 실행해야 된다는 말이다. 초기교회 신자들의 복음화 방법과 열성을 배워야 한다.
초기교회 신자들은 그들 한가운데 작용하시는 성령의 힘으로 서로 도우며 그리스도와의 보다 깊은 만남을 향하여 나아갔다. 그리고 이를 위해 서로 용기를 북돋우며 복음의 삶을 살았다. 세상의 복음화를 과제로 안고 있는 교회는 스스로 복음화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럴 때 개인은 물론 세계의 회개와 쇄신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올해 대희년을 맞아 『이 희년이 아버지의 은총으로 참된 회개의 때, 기쁜 마음으로 아버지께 돌아가는 때가 되게 하여 주소서』라고 매번 미사 때마다 기도하고 있다.
대희년 막바지에 맞이한 평신도 주일을 기해 희년정신을 다시한번 되새겨 봐야 한다. 「희년 정신이란 죄의 용서, 재물의 나눔, 용서와 베풂의 문화, 친교의 조화, 교회 일치의 영성, 공동체와 선교의 영성이다」(교황청 사목지침 「2000년 대희년을 향하여」51쪽). 그리스도를 알고 그리스도처럼 사는 것이 곧 희년의 실현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계기로 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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