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도 1월부터 7월까지 127명의 새사제가 탄생했다. 7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아니 군복무 기간까지 합쳐 10년이라는 장구한 세월동안 사제의 꿈을 갖고 온갖 어려움과 유혹을 잘 참아 낸 새 사제들에게 기쁜 축하와 함께 존경의 뜻을 먼저 드리고 싶다.
흔히 '사제는 아무나, 아무렇게나 되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을 한다. 그만큼 10년세월동안 뼈를 깎는 수행을 해야만 하고 그 전에 먼저 하느님께 선택을 받아야만 된다는 것이다. 또한 갈수록 개인주의가 만연해지고 새로운 천년을 앞두고 사회 곳곳에서 불안으로 인한 사이비종교가 우후죽순처럼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그 어느때보다 더 큰 용기와 봉사가 요구되는 시대이다. 이처럼 어려운 시대에 선택된 삶을 살 새 사제들이 하느님이 보시기에 『참 좋았다』고 하시도록 몇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새 사제로서, 새로운 공동체에서 신자들과 함께 생활하게 된다. 그동안 울타리에서 보호를 받던 신학교 생활과는 확연히 다르다. 그래서 원만한 생활을 하기 위해선 원만한 인간관계를 가져야만 한다. 눈에 자주 띄는 신자만을 자주 찾기 보다는 숨어 있는 신자를 한번쯤 더 생각해 주고 그들을 위한 사목을 자주 생각해 주길 바란다.
아울러 본당 사목에서도 『사제인 내가 최고』라는 생각보다 봉사자라는 겸손한 자세로 모든 신자들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대하며, 어린이에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상대방에 맞는 말과 행동을 지켜주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그것은 성품성사는 사제 한사람의 구원을 위해서가 아니라 모든 사람을 구원하기 위한 교회에 봉사하기 위해서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신자들에게 기도하는 사제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여러가지 사목을 하다 보면 기쁜 일도 있겠지만 피곤하고 짜증이 날 때도 많다. 그러나 교회의 기도이자 사제의 의무적 기도인 성무일도는 절대 건너뛰는 일은 없어야 될 것이다. 때때로 고요한 시간을 내어 하느님과 상의하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지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예수님께서도 선교여행 중에도 고요한 곳을 찾아 기도하셨듯이 사제의 생명은 기도에 달려있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세례성사와 마찬가지로 성품성사 역시 두번 받을 수 없다. 따라서 「한번 사제는 영원한 사제」임을 하느님의 사랑으로 깨달아 기쁠때나 슬플때, 힘들때나 아플때 언제든지 주님의 무한한 사랑으로 살아가면서 훌륭한 사제가 있는 곳에 평신도들이 훌륭하게 성장하고, 훌륭한 평신도가 있는 곳에 훌륭한 사제가 배출된다는 사실을 가슴 속 깊이 새겼으면 한다.
이제 사목생활을 시작하는 새 사제들은 「처음처럼」 다시말해서 서품때 가졌던 뜻과 다짐을 항상 잊지말고 그리스도의 복음을 모든 사람들에게 전하고 또한 그 복음대로 살아주길 간절히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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