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1월 4일 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대학원장 겸 윤리신학 교수 안명옥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를 승계권을 지닌 마산교구 부교구장 주교로 임명했다. 75세 교구장 정년제에 의해 현 마산교구장 박정일 주교의 후임자로 임명받은 것이다.
2천년 대희년 막바지에 은총 넘치는 이같은 기쁜 소식을 접한 마산교구민들에게 먼저 축하의 인사를 드린다. 새로이 임명되신 부교구장 주교는 항상 조용한 가운데 철두철미 맡은 바 소임을 완벽하게 소화해 내는 분으로 정평이 나 있어 34년 마산교구 역사를 새롭게 발전시키고 도약시킬 적임자임을 믿기 때문이다. 이번 새 주교 탄생은 비단 마산교구만의 기쁨이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의 경사가 아닐 수 없다. 「해방둥이」로 통칭되는 1945년 생으로 50대 중반의 젊은 주교를 또다시 맞이한 한국 주교단의 평균 연령이 그만큼 젊어졌기 때문이다.
한 교구를 이끌어가야 하는 교구장 주교가 젊다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지만 새 주교는 올해로 사제수품 은경축을 맞이한 경륜에다 주교들의 평균연령을 끌어내린 젊음(?)이 가세함으로써 전체 한국교회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이번 안명옥 부주교의 임명은 하느님께서 또다시 한국 교회에 내려주신 선물로 받아들여진다. 그것은 60년대 개발독재 시대 때부터 연이은 군사정권 하의 인권유린 시대, 한국천주교회의 어른이셨던 서울대교구장 김수환 추기경의 은퇴로 시작된 새 교구장 탄생 행렬의 연장선 상에 벌어진 사건이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는 김추기경의 은퇴와 정진석 대주교의 승계, 이갑수 주교에서 정명조 주교로의 계승, 장봉훈 주교 착좌, 최기산 부주교의 탄생, 이기헌 주교의 임명과 착좌, 윤공희 대주교로부터 최창무 대주교로 이어지는 도도한 역사의 흐름을 목격하고 있다. 20세기와 21세기, 1000년기와 또다른 1000년기를 넘어오는 불과 2~3년 사이의 대변화가 아닐 수 없다. 이는 분명 새로운 천년기 한국교회의 앞날을 축복하는 절대자의 섭리하심을 느낄 수 있다. 마산시를 중심으로 경상남도의 서부 지역을 관할하는 마산교구는 2006년 교구설정 40주년을 앞두고 해야 할 일들이 참으로 많은 교구다.
농어촌과 산간벽지, 신흥공업 도시를 관할하는 교구특성을 감안한 현 교구장의 사목지향을 받들고 계승하는 가운데 교구발전에 힘 쓰겠다는 안명옥 주교. 마산교구의 교구장직을 이어받을 안명옥 주교의 무거운 십자가를 나눠지자는 마음가짐으로 다함께 기도할 때다. 교구를 초월한 영육간의 사랑나눔이야말로 대희년의 의미를 이 땅에 구체화시키는 첩경임을 깨닫도록 하자. 조만간 또다른 주교를 내어주실 그분의 은총에 보답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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