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 다가오면 중고생들은 초등학교 시절 밀린 일기장을 채우듯 남은 「자원봉사활동」 시간을 어떻게 채울지 고민하기 시작한다. 한편 일년 내내 기다려온 성당의 여름캠프가 봉사캠프라고 알려지면 재미없는(?) 것이 뻔할 캠프에 잔뜩 부풀었던 기대가 무너진다.
자원봉사는 규격화된 학교생활로 풍부한 경험을 박탈당한 우리 청소년들에게 단순한 봉사가 아닌 의미있는 체험의 기회로 마련됐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당사자인 학생들에게는 자원봉사의 필요성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조차 구하지 못한 상태에서 반강제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오히려 학생들의 자원봉사의 싹을 꺾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든다.
자원봉사. 가톨릭 교회 신자들은 일반인에 비해 「봉사」라는 말에 익숙한 편이다. 실제로 신자들 대부분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봉사활동에 열심한 신자들일지라도 막상 학부모의 입장에 서면 자녀의 봉사활동에 무관심하거나 오히려 자녀가 학업시간을 빼앗긴다고 여겨 탐탁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학교 공부의 압박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는 방학기간에 자녀들의 학원이나 과외자리를 알아보는 대신 적당한 봉사활동거리를 찾아주고 이웃에게 봉사할 것을 권유하는 부모가 과연 얼마나 될까. 좥요즘 아이들은…좦이라 탓하며 아이들의 인성을 논하기 전에 우리가 아이들에게 진정 바라는 바가 무엇인지 교육의 우선순위를 인성교육과 학교성적 중 어느 곳에 두고 있는지를 겸허하게 반성해 보자.
자원봉사활동의 시작은 비록 성적을 위한 것이었다 할지라도 그 과정과 결실에 있어서는 사랑과 나눔의 실천으로 승화되는 소중한 기회가 돼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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