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0월에 맞는 전교주일은 교회가 창립되던 때부터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소명이자 은총이며 의무인 복음 선포의 의미와 중요성을 다시금 되새기는 시기이다. 특히 새 천년기를 여는 올해 2000년 대희년의 전교주일은 여느 전교주일보다 더 많은 의미와 중요성을 지니고 있다. 오늘날 우리 한국교회는 한국 교회 역사상 그 어느 때 보다도 선교에 대한 열정에 가득 차 있는 것이 분명하다.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던 교세 증가율도 최근 몇 년 동안 열띤 선교의 노력으로 조금씩 호전되고 있다.
각 본당에서 몰아치고 있는 선교운동은 본당 교우 전체가 참여해 9일 기도, 고리 기도, 가두 선교, 가정 방문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이웃을 향해 복음을 선포함으로써 본당 공동체의 선교 의식과 신심 고양에도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 선교의 열정과 실천은 아직도 구원의 기쁜 소식을 알아듣지 못한 사람에게 그리스도의 구원 은총을 전할 뿐만 아니라 스스로의 구원과 성화에도 이바지한다. 그래서 한 번 선교의 결실을 체험한 교우들은 또 다시 그 은총의 선물에 감사하 면서 복음 선포에 박차를 가하게 되는 것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전교주일을 맞아 발표한 담화문에서 『「만민」선교는 모든 그리스도인의 일이며 모든 교구와 본당, 모든 교회 기관과 단체의 일』이라고 회칙 「교회의 선교 사명」을 인용해 강조했다. 교황의 메시지는 우리 한국교회에 더욱 절실하다. 순교자들의 피와 땀 위에 세워진 우리 교회는 이제 새 천년기 아시아 복음화의 한가운데 서 있다. 우리는 남한의 복음화 뿐만 아니라 「침묵의 교회」로 불리우는 북한의 형제 자매들에게도 복음을 전할 의무와 소명을 지니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세계 교회가 기대하고 있듯이 복음화율이 극히 낮은 아시아 대륙의 복음화를 위해서도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시대적인 소명을 지니고 있다.
신앙의 은총은 이웃과 복음을 나눌 때 비로소 더욱 충만해진다. 내가 받은 기쁜 소식을 나 혼자만 간직한 채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면 그것은 결코 신앙의 기쁨을 온전히 누리는 자세가 아닐 것이다. 우리는 이제 개인적이고 가족적인 신앙 생활의 자세를 벗어 나서 모든 이웃에게 내가 지닌 기쁨의 샘을 나누어야 할 것이다. 자신이 속한 본당에서 실시하고 있는 선교 운동에 참여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내 가정과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어느 누구에게든 용감하게 복음을 선포할 수 있는 용기와 열정을 지녀야 할 것이다.
「만민」이 그리스도의 말씀에 귀기울일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삶 한가운데에 복음 선포의 열정이 흐르고 넘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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