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란 말이 있다.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멀지 않은 옛날 우리네 집에 모두 1개쯤은 걸려 있던 말이다. 그러나 오늘날 가정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생명과 사랑의 보금 자리인 가정이 자의든 타의든 파괴되고 붕괴되고 있는 심각한 실정이다.
이미 우리는 지난 1997년에 불어닥친 「IMF」로 인해 가정 붕괴의 처참한 현실을 체험한 바 있다. 수많은 가장들이 가정을 떠나고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가정이라는 존재 자체가 없어지는 사례를 무수히도 많이 보았다. 뿐만 아니다. 날로 심화되어 가는 극단적인 이기주의와 물질 만능주의로 혼인가정의 32%가 갈라서고 있다. 이로 인해 자녀 들이 오갈 데 없어 졸지에 하루아침에 소년소녀가장이 생기는 기형적인 가정이 양산되기도 한다. 더군다나 매일 4000명이나 되는 죄 없는 태아가 참으로 비참하게 죽어가고 있다. 모자보건법이 제정된 이후 27년 동안 지금까지 죽어간 태아의 수는 무려 4000만명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 수와 맞먹는 실로 엄청난 숫자이다. 이들은 아무런 죄도 없이 부모에 의해, 국가 정책에 의해 생명을 빼앗긴 것이다.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생명이다. 생명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으며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또한 그 생명을 지키는 가정 역시 그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성역인 것이다. 가정이 무너지면 우리도 따라서 무너지고 인류존재 자체에도 크나 큰 충격을 가져다 준다. 따라서 인류의 미래는 가정에 달려 있는 것이다. 그만큼 가정이 소중하다는 것이다. 지난 10월 14∼15일, 가정이 완전히 파괴되고 가정에서 버림받은 이들, 그래서 가정과는 전혀 거리가 먼곳인 꽃동네서 대희년 전국 가정대회가 열렸다. 어린 자녀들이 부모의 손을 잡고, 노부부가 손을 꼬옥 잡고 행사에 참가했다.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자녀들은 태아들의 무덤에 십자가를 직접 꽂으며 부모로부터 생명의 소중함에 대해 배웠다. 그리고 한 가정의 가장이 가족들의 발을 씻어줌으로써 서로의 사랑을 다시한번 확인하고 가족의 소중함을 피부로 체험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우리는 언제나 교회쇄신, 사회쇄신을 부르짖고 있다. 그러나 이것도 먼저 가정의 쇄신없이는 불가능하다.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 온 가정이 신앙인으로서의 가정답지 못함을 깊이 뉘우쳐야만 한다. 쓰러져가는 가정을 살리고 바로 세우려고 한다면 먼저 예수님을 우리 가정에 모셔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끊임없이 성서를 읽고 묵상하면서 기도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온갖 유혹을 이길 수 있는 힘과 지혜를 얻을 수 있고 전 가족이 함께 할 때 가정이 차츰 변화됨을 느낄 수 있고 이러한 가정을 토대로 사회도 교회도 바로 설 수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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