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2000년 추계 정기총회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결정 사항 중 하나는 평신도사도직위원회 산하에 여성 소위원회를 설치한다는 결정이다. 한국 여자수도장상연합회의 건의를 통해 주교회의에 안건으로 상정돼 주교회의 총회를 거쳐 확정된 여성 소위원회의 설치는 사실 다소 늦은 감이 있기도 하다. 여성 관련 위원회의 설치는 그 동안 교계 일각에서 꾸준하게 그 필요성이 제기되어왔고 실제로 각종 교회 활동 안에서 여성 신자들은 남성 신자들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참여도와 충실성을 보여왔음에도 불구하고 교회 안에서 여성 신자들의 위상과 역할에 대한 평가가 올바르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매우 절실한 문제였다.
따라서 여성 소위원회는 여성 신자들이 보다 적극적 이고 능동적으로 교회 활동에 참여하도록 이끌 뿐만 아니라 교회 안에서 여성의 가치와 비중을 올바르게 평가하는 적절한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 된다. 아울러 여성 소위원회는 교회 내 뿐만 아니라 사회적 으로 다양한 여성 문제들을 교회의 가르침 안에서 바라보고 복음적 시각과 한국적 실정에 맞는 대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예컨대 여성에 대한 성차별, 성폭력, 매맞는 아내 등등 사회적인 문제로 지적되는 여성 관련 문제들이 우리 사회 안에는 여전히 심각한 상태이다. 그러한 사회 적인 여성 문제들을 교회의 입장에서 대처할 수 있는 방안들이 위원회에서 깊이있고 광범위하게 논의돼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 총회에서 또 주목되는 것이 생명윤리연구회이다. 사실상 생명 문제는 새 천년의 가장 큰 화두이기도 하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우리는 이전에는 접해 보지 못했던 심각한 윤리적인 문제들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문명의 발전이라는 미명 아래 인류의 진보로 자칫 오해되기도 한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인간 유전자 복제가 그러하다. 최근 몇 년간 유전공학, 생명공학의 발달은 식물의 복제에서부터 양, 원숭이 등 동물의 복제로 이어졌고 급기야는 기업체에서 인간 복제를 엄청난 대가를 받고 상품으로 판매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이러한 상황에서 생명윤리연구회의 설치 역시 다소 늦은 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미 생명공학의 발달은 우리가 우려하는 수준 이상으로 급속하게 발달해왔고 이에 대한 윤리적, 인격적 대비 없이 첨단과 맹목으로 치닫고 있다. 연구회가 적극적이고 활발한 활동을 통해 이러한 윤리 문제에 적극 대처하는 바탕을 마련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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