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건장한 젊은이라면 누구나 예외없이 복무해야 하는 군대는 소위 선교의 황금 어장이라고 일컬어진다. 군대가 이렇게 불리우는 것은 수많은 젊은이들이 머물고 있다는 이유 뿐만이 아니라 군대라는 특수한 상황이 이들의 정신과 영혼에 종교적 갈증과 영적인 욕구를 자연스럽게 제공해준다는 의미에서 특별히 그렇다고 생각된다. 자유스럽고 풍요롭게 젊음을 누리던 청년들이 군에 입대하게 되면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국방의 신성한 의무와 함께 강제된 규율과 엄격한 생활, 때로는 혹독한 육체적 훈련과 정신적 긴장이다. 편안하고 안락한 가정에서 살아왔던 이들은 이전의 삶의 방식과 가치관을 일부나마 포기하고 군이라는 독특한 환경과 상황에 적응해 살아야 하기 때문에 이전에는 크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종교와 영적인 가치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보게 된다.
한국의 젊은이들 중 많은 수가 군대 생활을 통해 종교를 선택하게 된다. 지난해 말 한국 천주교회 통계에 따르면 청년기인 20대의 남자 세례자 수는 모두 1만3173명, 그 중 군종교구에서 세례 받은 숫자는 7376명이다. 14개 교구를 모두 합친 것보다 훨씬 많은 젊은이들이 군대에서 영세를 했다는 이야기이다. 적어도 남성 청년 신자에 관한한 과연 「선교의 황금 어장」이라 할 만하다. 그만큼 군 선교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한국의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선교에 있어서 중요한 몫을 차지한다. 다행히 지난 몇 년 들어 군종교구에서 영세 받는 청년들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개신교를 포함한 다른 종파에서 군 선교에 들이는 정성과 투자에 비해 천주교회의 군선교 지원은 미흡하기 이를데가 없다.
개신교는 물론 불교도 가톨릭과는 비교가 안되는 수십배의 재정과 인력을 군 선교에 지원하고 있다. 개신교의 경우 연간 20여만명의 군인들이 세례를 받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비해 볼 때 천주교에서 새로 영세를 받는 신자들의 수는 미미하기만 하다. 군 선교는 군종교구 만의 일이 아니다. 인력과 재정면에서 열악한 상황인 군종교구 만으로는 효과적인 군 선교를 수행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한국 교회 전체가 깊은 관심을 갖고 적극 지원해야 하는 일이다.
특히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는 위기 의식이 오랫 동안 한국교회를 괴롭혀왔다는 사실을 생각해볼 때 군 선교는 결코 방관할 수 없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새 천년기를 맞아 모든 교구들이 선교를 최우선의 과제로 삼고 있다. 군 선교는 그런 의미에서도 더욱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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