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지역을 취재하러 간 본보기자에게 『작년에 만나고 또 만나네』라는 수해본당 관계자들의 말은 우리를 씁쓸하게 한다.
96년과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경기북부 지역을 비롯한 중부권에 수마(水磨)가 덮쳐 적잖은 인명손실과 재산피해가 난 것이다. 좬세금 낼 것 다 내고 해마다 고생한다좭는 이재민들의 한탄이 쏟아지고 있다.
참으로 연례행사처럼 되풀이되는 수재에 할말을 잃는다. 연천 동두천 파주 문산 등 경기 북부지역 이재민들은 정부가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수해대책을 마련했다면 어떻게 똑같은 수해가 연례행사처럼 일어날 수 있겠느냐며 분개하고 있다. 아무리 자연재해라 하지만 같은 종류의 피해가 반복된다면 그것은 천재(天災)아닌 인재(人災)라는 것이 국민여론이다.
언론은 좥불과 1년전 기막힌 참상을 겪었으면서도 교훈을 얻지 못했다좦며 연일 정부를 질타하고 있다. 또 수재후 내놓을 대책이 지난 96년과 지난해의 종합수해대책의 복사판이어서는 안된다고도 지적하고 있다. 우리는 여기서 또하나 똑같은 한심한 상황을 대면하고 있다. 힘겨루기와 세력다툼의 정치게임만을 일삼으며 제 구실 못하는 정치권의 행태가 그것이다.
집중호우가 빚어낸 엄청난 수해로 국민들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열린 제206회 임시국회가 민생과는 거리가 있는 정쟁이나 일삼고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럴 바에야 의무실, 식당, 방송장비가 완벽히 갖춰진 국회를 이재민 대피소로 쓰자』는 지난해의 비아냥 소리가 또 터져나올 것 같다.
이제라도 근본적인 재해대비책 수립에 나서야 한다. 위정자들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 중앙과 지방행정의 1차적 목표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똑같은 물난리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눈가림식 수해복구와 과학적인 수방대책 부족이 지적되고 있다. 또한 신도시 지역의 대규모 아파트단지 건설이 이번에 더 큰 수해를 가져온 것으로 보도된 만큼 무분별한 도시개발을 막는 종합적인 국토관리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한다.
여기다 최근 단행된 그린벨트 대폭 해제에 따른 문제점은 없는지도 아울러 살펴주기 바란다. 끝으로 주장하고 싶은 점은 수재민들을 돕는데 너와 나 모두가 나서자는 것이다. 지금 우리 주변의 가장 가난한 사람은 바로 수재민들이기 때문이다.
수재 당한 본당 신자들이 또다른 수해 본당을 돕는다는 본보 보도는 이웃사랑의 전형을 보여준다. 우리 모두 내놓을 만큼 나누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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