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가 S椅료문제 해결을 바라는 호소문S乙 발표, 의료대란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정대주교는 이번 사태의 당사자들인 정부와 의사들에게 『당하지 않아도 될 희생과 고통이 더해가는 환자들을 먼저 생각하시고, 하루라도 빨리 대화와 실천으로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특히 정대주교는 정부에 대해 『우리나라 의료문제의 전체적인 책임자로서 의사들과의 대립차원이 아닌 대한민국 의료계와 의학계의 미래라는 거시적 차원을 보시고 의사들이 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 있도록 배려해 줄 것』을 희망했다.
여기서 우리는 의사 파업이 잘한 것인지 잘못한 것인지 하는 감정적인 것은 배제하고, 문제의 본질로 접근해가는 시각이 절실하다고 본다. 전국민에게 큰 충격을 안겨준 이번 의료사태는 「의료개혁」이라는 큰 틀에서 봐야 제대로 해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의사 파업·재파업의 뿌리는 보험공단이 의료 기관에 지불하는 진료비가 너무 낮은데 따른 「기형적인 의료체계」에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우리 모두 귀기울여야 할 것이다. 저수가·저급여로 상징되는 우리나라 의료보험은 1977년에 관행 수가의 절반 수준에서 수가를 정하고 의료보험을 실시하면서 문제를 안고 출발했다. 더욱이 그때 정부는 조만간 수가를 현실화하겠다고 약속했지만 20여년간 지키지 않았다. 지역의보 재정 50% 국고보조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
그 결과 여러 부작용을 불러왔다. 물론 12년만에 완성된 전국민 의료보험 제도는 전국민의 의료접근성을 높이는 성과를 거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 뒤 보완하지 않음으로써 저보험료가 저수가를 낳고 이것이 다시 질낮은 의료서비스를 초래해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불만을 사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지나친 의료수가의 획일성은 환자들의 불만도 초래했다. 치료자의 자질 차이나 치료의 질에 관계없이 진료비가 획일적으로 책정됨으로써, 좀 더 나은 진료를 받으려는 희망자에게도 그 요구를 충족시켜 주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어쩌면 의료기술 전체를 정체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것도 사실이다.
2천년 대희년 순교자성월에 접어든 지금 우리사회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의료사태는 「어차피 국가와 사회, 시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야 할」과제로 국민 앞에 던져져 버렸다. 아무튼 의사들도 『누가 뭐래도 의사는 환자를 위해 존재해야한다』는 정대주교의 간곡한 호소를 외면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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