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총의 2천년, 대희년을 맞아 자신의 일부를 내어주는 장기기증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서울대교구 한마음 한몸 운동본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상반기 중에만 2837명이 장기를 등록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 한해 909명의 등록자에 비해 무려 3배나 증가한 것이며 91년부터 이뤄져온 한해 평균 636명에 비해서는 4.46배에 달하는 괄목할만한 증가로 기록되고 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금년 안에 장기기증자의 수가 5천 여명에 달할 것으로 한마음 한몸 운동본부는 추측하고 있다.
장기기증운동에 동참한 이들이 이같이 증가한데는 그리스도인들이 대희년을 맞아 고통 속에 처한 이웃들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삶 속에서 구체적으로 이를 실천했다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대희년을 보내는 우리 각자의 입장에서는 대희년의 의미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살아왔느냐 반성해 보는 좋은 기회도 될 수 있을 것 같다. 제44차 세계성체대회를 계기로 이뤄지기 시작한 장기기증 운동은 우리를 위해 당신의 살과 피를 내어 주셨던 그리스도의 지극한 사랑을 본받아 우리도 이웃을 위해 자신의 일부를 내어 주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이런 점에서 사랑의 장기기증 운동이야 말로 대희년에 우리 신자들이 실천할 수 있는 가장 값지고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 이웃을 돌아보지 않고 자신만을 위한 대희년에 함몰돼 있다면 대희년의 의미는 진정 숫자적인 2천년에 머물 수밖에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순간에도 각종 재해나 질병, 불의의 사고로 인해 장애인 들이 생겨나고 있고 각막과 각종 장기를 필요로 하는 환자 들이 수없이 발생하고 있다. 그 중에는 장기기증이라는 방법을 통하지 않고는 더 이상 생명을 연장하기가 힘든 경우가 많다. 이런 이웃들에게 우리의 장기일부를 사후에 기증함으로서 새로운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것이다. 나눔에 가장 값진 가치는 생명의 나눔이며 생명을 나눈다는 것은 목숨을 나누는 것이고 그것은 곧 우리를 위해 목숨을 바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구체적으로, 또 삶 속에서 실천하는 것이라 하겠다. 장기를 기증한다는 것은 살아서는 물론 죽어서까지 이웃을 향해 사랑을 실천하는 그리스도인의 참 모습이기에 교회는 이를 적극 장려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자신의 생명을 나누어 주는 이 사랑의 실천보다 더 값진 희생과 보속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고통 속에서 신음하며 장기기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이들에게 유일한 희망이 될 수 있는 장기기증운동이 남은 대희년 기간동안 더욱 활성화될 수 있길 희망해 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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