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에서는 오는 9월경 인간 배아의 복제 실험을 허용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와 바야흐로 인간 복제의 시대가 오지 않았는가 하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비록 영국 정부가 연구목적으로만 복제실험을 할 수 있도록 하고 낙태아에서 추출한 세포와 수정한지 2주가 지난 배아는 복제할 수 없도록 할 방침이라고 하지만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많은 전문가들은 영국 정부의 이번 발표가 이미 추진되고 상당한 연구 결과를 얻은 이후 다만 공식화하는 단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공통적인 의견이다.
즉 인간 배아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 이미 여러 경로와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의학과 생명 과학의 발달로 인해 인간은 더 이상 생로병사의 고통을 겪지 않고 장생불사의 꿈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본능적인 욕구가 바로 생명 공학의 발달을 촉진하는 동기일 것이다.
또 이러한 연구 결과는 그 성과를 보유함으로써 강력한 국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며 상업적으로 이용될 경우 엄청난 재화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그 위험성과 부작용에 대해서 이제는 본격적으로 언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생명공학이 제어되지 않고 나아갈 때 거기에서 파생될 윤리적인 문제는 대단히 심각하다. 현재 우리는 그 위험성에 대해서는 외면한 채 그 혜택만을 강조하고 있다.
이제는 교회가 나설 때이다. 편리와 유익만을 추구하지 않고 생명의 존엄성을 소중한 가치로 간직하고 있는 가톨릭 교회는 마찬가지로 인간 생명의 소중함을 강조하는 다른 종교와 시민단체들과 연대해서 생명 공학의 발전이 가져올 암울한 미래상에 대해서도 일깨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생명 공학에 관련된 연구 작업을 수행하고 그 성과를 바탕으로 교회의 가르침을 제공해줄 수 있는 연구 모임이 절실하다.
지금까지 생명 문제와 관련해 교회는 끊임없는 가르침을 펴왔으나 이것을 보다 효율적이고 설득력 있게, 그리고 관련 학문의 발전에 발맞춰 제시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연구와 발표가 이뤄질 수 있는 상시적인 위원회 형식의 조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주교회의 산하, 또는 관련 연구 기관 산하에 구성하고 교회의 공식적인 지원과 관심 속에서 생명 문제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잘못된 인식을 고쳐나갈 수 있는 기구가 하루속히 설치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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