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희년 행사의 절정인 제47차 세계성체대회가 6월 18일 개막됐다. 성체대회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온 인류의 구원을 위해 자신을 몸소 희생 제물로 봉헌하신 것처럼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삶 자체가 하나의 봉헌된 삶으로 살아가며 사랑과 나눔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도록 촉구하는 자리이다.
우리는 성체대회를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 안에서 하나임을 체험하고 그 체험을 바탕으로 각자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참된 평화와 사랑, 일치의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
더욱이 성체대회는 그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과 구원의 업적에 동참하면서 각자 기도와 나눔의 삶을 실천하면서 영적으로 함께 해야 하는 기회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성체대회는 제삼천년기를 여는 2000년 대희년에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의 요람인 로마에서 열림으로써, 또 새로운 천년기를 맞아 전세계 교회가 새로운 세기를 여는 각오를 다지는 자리여서 더욱 의미가 깊다.
여기서 우리는 이번 대회의 주제 '예수 그리스도, 세상의 유일한 구세주 새 생명의 빵'이라는 대회 주제를 다시 한 번 깊이 음미해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현대 사회 안에서 초월과 영원을 대치하고자 하는 많은 유혹을 받곤 한다. 물질적 가치와 혼미한 이성, 유한함에 갇혀 영원한 하느님의 사랑과 섭리에 대해 외면하고자 하는 유혹을 받곤 한다. 그런 가운데에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세상의 유일하고 영원한 구세주로서 예수 그리스도를 고백한다. 성체대회는 바로 이러한 고백의 자리가 아닐 수 없다.
아울러 우리는 성체대회가 품고 있는 사랑과 나눔의 메시지를 주목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인간에 대한 사랑으로 스스로를 희생해 자신의 몸과 피를 나눴으며 이로써 인간은 죄의 고리를 벗어버리고 구원을 얻게 됐다.
성체성사에 참여하는 그리스도인들은 이 구원의 성사가 자신들에게 호소하는 사랑과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도록 마음을 다져야 할 것이다. 만약 우리가 미사에 참례하고 성체를 영하면서도 이웃과의 사랑 나눔에 인색하다면 이는 결코 성체성사의 의미를 올바르게 이해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로마에서 열리는 세계성체대회를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물리적으로 함께 참여할 수는 물론 없다. 그러나 우리는 영적으로 이들 순례자들과 일치해 기도를 바치고 자신의 일상 생활 속에서 사랑의 나눔을 실천할 수 있다면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결국 하나로 일치를 이뤄 친교를 나누는 한 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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