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 55년만에 김대중 대통령이 처음으로 평양땅을 밟았다. 지난 55년 동안 영원히 막힐 것 같이 보였던 정상회담의 길이였지만 두 정상은 평양 순안공항에서의 역사적인 첫 만남을 이뤄냈다.
실로 하느님께 감사하고 또 감사해야 할 일이다. 당장 통일이 된다는 생각은 금물이지만 이번 정상회담을 우리 7천만 민족이 얼마나 바라고 고대해왔던 일인가? 모쪼록 55년만에 만난 두 정상간에 서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터놓고 함으로서 오해도 풀고 상대의 의중도 알아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고 더 나아가 통일을 이루는 작은 싹을 틔워낼 수 있는 만남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김대중 대통령이 평양 순안공항에서의 첫 일성에서 표현했듯이 얼마나 반갑고 만나고 싶은 남북 정상들이었던가? 비록 짧은 일정이지만 두정상이 마음을 열어 많은 신뢰를 쌓고 7천만 민족의 가슴에 희망을 심어주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아울러 이번 정상회담이 평화와 화해를 이루는 초석이 돼 민족 앞에 가로놓인 전쟁의 위협을 제거하고 평화로운 가운데 온 민족이 함께 잘사는 그런 시대를 약속하는 회담으로 이어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울러 이번 만남이 갈라진 1천만 이산가족들에게는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고 만나서 혈육의 정을 나눌 수 있도록 하는데도 큰 진전을 이뤄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러나 이런 바람과 기대와 함께 앞으로 우리가 해나가야할 큰 과제들을 하나씩 안고 있다고 할 것이다. 남북의 두 정상이 만나는 순간, 우리 가슴 속에 북받쳐 오르는 형언할 수 없는 뭔가에 가슴 뭉클해 했듯이 이제 남은 것은 우리 자신의 마음 속에 내재된 불신의 벽을 허물고 함께 살아가야할 내 혈육을 위해 무엇을 희생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큰 과제로 남아 있다.
두 정상이 만나는 그 장면을 TV로 지켜보는 순간, 가슴 속에 흐르는 마음의 눈물을 보았다면 우리는 그것을 뭔가 실천하는 자세, 그것이 곧 신앙인의 자세가 아닐까 한다. 서울대교구장이자 평양교구장 서리인 정진석 대주교가 이번 정상회담에 앞서 좬이번 정상회담은 우연이라기보다는 우리 민족을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손길좭이라고 언급했듯이 우리는 하느님의 큰 섭리에 앗숨 하고 달려가는 자세를 견지해야할 것이다.
김대중 통령도 이번 정상회담이 열리기까지 무엇보다 남북의 화해와 협력, 그리고 평화통일을 바라는 국민들의 한결같은 염원과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느님의 자녀들인 우리 교회 구성원들이 먼저 하느님이 가르쳐 준 화해와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진정한 민족의 화해와 일치, 통일을 이루는 여정에 더 큰 몫을 해나가야 할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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