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3일 오후 2시30분 인천가톨릭대 대강당. 신학생 교수신부 학부모 등 100여명이 자리를 메운 이곳에서는 「신학생 그들은 누구인가」라는 제목의 참여연극이 열렸다.
인천가톨릭대가 5월12~14일까지 마련한 제1회 갑곶축제 프로그램 일환으로 마련됐던 이날 연극은 「신학교」「본당」「친구(사회)」의 세가지 카테고리를 배경으로 설정, 그안에서 신학생들이 겪을 수 있는 상황을 극으로 보여준후 선배 학부모 등 관객들을 각 사례 속에 참여시켜 그에 대한 또 다른 의견을 들어보는 형식이었다.
「무언가를 보여주는」목적을 지닌 기존 연극과는 달리 하나의 문제를 드러내고 관객들과 함께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참여연극」이라는 새로운 형태를 선보인 점에서 눈길을 모았던 이 시간은 한편 신학생들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과 고민들을 테마로 삼아 연극을 통해 공론화 시켰다는 면에서 신선함 이상의 「의미」를 주었다.
2시간여에 걸친 연극에서는 새 사제 때 다짐들과는 달리 권위적으로 변해버린 선배 사제들에게서 느끼는 회의, 적극적으로 투신하지 못하는 신학교 공동체 생활, 기존 사제들의 권위의식을 거부하면서도 「학사님」의 권위를 인정받고자 하는 모습 등 평소 감추고 싶고 피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이 진솔하게 쏟아져 나왔고 관객으로 자리한 신학생 교수신부 학부모 모두는 이들의 열린 고민의 장에 함께 몰입해 들어갔다.
이번 연극의 목적은 무엇보다 신학생들이 지니고 있는 자기모순을 드러내고자 하는 것. 권위의 모습을 질타하면서도 그안에 길들여져 있는 「이중성」을 과감하게 드러내고 솔직하게 털어내 보고자 하는 취지였다.
아마추어들이 엮는 다소 어설픈 연기와 진행속에서 준비된 이야기들이었지만 「제2의 그리스도:altus christus」를 삶의 목표로 말하며 살아가는 신학도들이 그들의 정체성과 올바른 자리점검을 위해 펼치는 노력의 모습은 풋풋했다.
『세상의 소금이 되기 위해 치열하게 살고 있지만, 때론 젊은 청춘이라, 라일락 향기 날리는 싱그런 아침이면 날아가는 새들처럼 날고 싶기도 하고 남들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그러나 다르기도 해야하는 우리들의 모양새…』 , 그들만의 고민이 담긴 기도가 가슴속 여운으로 남겨지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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