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첫째 주일은 한국교회가 장애인들의 대희년의 날로 정한 날이다.
특별히 이날을 정한 것은 신체적 정신적 장애로 고통을 받고 있는 이들에게 대희년의 기쁨과 은총을 선포하고 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이들이 그리스도께서 몸소 보여주신 사랑 안에서 특별한 친교를 나누기를 요청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교회는 이날을 맞아 메시지를 발표하고 나름대로 장애인을 생각하며 다양한 관심을 표출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이 단순한 메시지 발표나 한 두번의 행사로서 끝나는 일회성이 돼서는 안되겠다는 점이다. 우리는 매년 정기적으로 장애인들에게 관심을 갖기 위해 장애인주일을 보내면서도 그 주일만 반짝 관심을 갖는 모습을 보여왔다.
사목의 사각지대에 놓인 그들을 친교의 장으로 이끌어 냄으로써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랑을 나누고 똑같은 인간으로서 떳떳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하지만 정작 교회는 그런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장애인 편의시설이 갖추어져 있지 않아 성당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도록 방치한 경우도 많고 교리를 받고 싶어도 수화가 되지 않아서, 특별한 교재가 없어서 등등 많은 이유로 그들을 품어 안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소외된 이들에게 더많은 사랑과 관심을 강조하면서도 진정 교회는 물리적으로 그들을 내치지는 않았는지 반문해 봐야 할 것이다.
지역사회의 가난한 장애인들에게 몇 푼의 성금을 보내주면서도 편의시설 하나 제대로 갖추지 않아 성당을 찾아올 수 없도록 만든 것이 우리 교회의 현실이 아닌가 하는 점이다. 물론 많은 성당에서 장애인들을 위해 문턱을 낮추고 경사로나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수화미사를 봉헌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장애인이 신앙생활을 하려면 기본적으로 어느 성당에 어떤 편의 시설이 있는지 꿰뚫고 있어야 한다는 어느 장애인의 지적처럼 아무 성당이나 찾았다가는 미사 참례도 못하고 낭패보기 십상이라는 것이 우리 교회의 실상이 아닌가.
서울대교구와 수원교구를 비롯한 일부교구에서 장애인들을 위한 다양한 장애인 복지 프로그램을 각본당 별로 시행하도록 독려하고 나섰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려오고 있으나 이런 움직임들이 전교회 차원에서 이루어지길 진심으로 바란다.
늦은감은 있으나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들이 장애인들에게 진정한 대희년의 의미를 가져다 줄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라마지 않는다. 그리하여 대희년의 기쁨이 장애인들에게도 단지 내적 기쁨일 뿐 아니라 외적으로 드러나는 기쁨(제3천년기 16항)이 되도록 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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