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8일 재의 수요일부터 대희년의 사순절이 시작된다. 이날 우리는 머리에 재를 얹고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우리네 운명을 되짚어보며 회개와 보속의 길을 걷는 은총의 시기를 시 작한다.
사순시기 동안 우리는 나와 공동체가 참된 삶의 길에서 벗어나지 않았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십자가 위 예수님의 수난과 희생을 묵상하면서 다시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을 것을 깊이 다짐한다. 대희년을 맞은 올해의 사순절은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교황 성하께서는 올해 사순절을 시작하면서 전세계를 향해 특별한 회개와 용서 청원의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교회 안에는 하느님 성령이 항상 현존하시면서 교회를 바른 길로 인도하지만 야훼께서 함께 하셨던 이스라엘 백성이 수많은 죄를 지었듯이 교회의 구성원들은 역사 안에서 종종 잘못을 저지른다.
교황 성하께서는 지난 천년기 동안의 가장 큰 잘못 중 하나인 교회의 분열을 비롯한 과오들에 대해 고백하고 용서를 청하는 의식을 장엄하게 거행하실 것이다. 그럼으로써 교회는 항상 잘못하면서도 다시 하느님 아버지께로 돌아가는 회개와 쇄신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이제 우리도 우리 죄를 만인 앞에 고백해야 한다. 사순절을 시작하면서 스스로 양심을 성찰하고 하느님의 뜻과 이웃에 대한 사랑의 계명에 어긋나는 죄를 범하지는 않았는지 마음과 행동을 되 돌아보아야 한다.
얼마 전 우리는 유례없는 위기의 터널을 지나왔다. 수많은 사람들이 실직과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고 스스로 생명을 끊는 비극까지 목격해야 했다.
그 고통은 아직도 계속되며 특히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은 고통의 한가운데에서 미래에 대한 희망조차 없이 살아가고 있다.사순시기를 맞아 우리는 주위의 어려운 사람들에게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는지 다시 곰곰이 생각해야 한다.
가난한 사람들이 받는 고통은 곧 예수님이 받는 고통이기 때문이다. 특별히 정치권에 몸담고 있는 사회지도층들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사순절을 맞아, 그리 고 총선을 앞두고 우리는 그리스도교 신자 정치인들이 국가와 국민을 위한 참된 정치인으로 다시 나기를 기도한다. 참된 권위는 사랑에서 나온다.
정치의 근본은 국민들을 향한 사랑과 헌신이며 권력의 참된 의미는 봉사이다 오늘날 우리의 정치인들 특별히 신자 정치인들은 하느님과 국민들 앞에서 머리에 재를 얹고 죄를 고백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죄의 고백은 쇄신된 삶으로 이어져야 한다. 참된 고백은 다시는 죄를 범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다시는 똑같은 죄를 범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결의와 회개가 수반될 때에만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죄를 용서해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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