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후인 2월 22일은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로 2000년 대희년을 맞은 보편교회는 「교황청의 대희년」으로 지낸다.
그리스도께서 베드로를 선택하시어, 온 세상 교회에 봉사할 권한을 주시고 당신의 지상 대리자로 삼으신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한국교회는 이날을 「교구청 직원들의 대희년」으로 정해 성 베드로 사도 위에 세워진 교회의 일치를 상징하는 베드로 사도좌 축일의 의미를 일깨워주고 있다.
「교구청 직원들의 대희년」을 기해 교회기관 종사자들에 대한 처우개선이나 바람직한 작업환경을 만들어 주는 노력을 게을리 말아야 한다.
이와 더불어 신앙인의 올바른 직업관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 한다. 교구청은 물론 본당 및 기타 교회기관 종사자들에게는 매일 출근하는 교회 기관이 바로 자신의 직장이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가장 먼저 요청되는 것이 바람직한 직업관이다.
가톨릭교회의 직업관은 『직업은 생계수단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장소이거나 하느님과 거리가 먼 죄를 짓는 장소가 아니라 우리의 구원이 이루어지는 현장이요, 하느님의 뜻을 살아가는 장소』라는 사실을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우리의 구원이 이뤄지는 현장이 바로 직장인 것이다. 굳이 교회기관 종사자만이 아니라 모든 신앙인들이 새겨들어야 할 직업관이 아닐 수 없다.
인생의 거의 대부분의 시간과 열정과 노력을 모았던 직장이 벌어먹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장소요, 하느님이 계시지 않는 약육강식의 논리만이 지배하는 곳이라면 얼마나 불행한가? 그러나 우리에게 있어서 직장은 이러한 부정적인 곳 만은 아닐 뿐더러 신자들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장소라는 사실을 다시한번 재음미해봐야 한다.
신자들의 직장생활은 인간의 노동 안에서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작은 부분을 발견하며 그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부활의 영광에 이르고 「새하늘 새땅」을 만들기 위해서는 인내와 노고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힘든 직장생활 안에서 주님을 만나고 보람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아침기도나 새벽미사 참례가 좋지만 적어도 출근에 앞서 2~3분이라도 주님을 기억하면서 오늘 내가 만나는 사람, 해야 할 일들을 위해 친절과 성실을 기도 중에 다짐해보자. 퇴근할 때 역시 하루 일과를 마침에 감사드리고, 부족한 점은 무엇인지를 돌아봐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직장동료들과 함께 주 1회 함께 말씀을 나누는 시간을 가진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직업 안에서 하느님을 만나게 될 때 직업은 더 이상 고통이요 멍에가 아니라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한 원천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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